‘황소의 질주’가 만든 멀티골…황희찬, EPL 데뷔 첫 두 자릿수 득점
브렌트포드 원정 9·10호 골 폭발
득점 공동 6위, 울버햄프턴 4-1 승
허리 통증 교체, 부상 심하진 않아
손흥민, 29일 새벽 12호 골 도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의 ‘황소’ 황희찬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개인 첫 EPL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울버햄프턴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EPL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1로 브렌트퍼드에 완승을 거뒀다. 황희찬은 전반 14분과 28분 멀티골을 폭발하며 팀 대승을 이끌었고,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의 영예도 안았다.
이날 4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리그 9·10호 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시즌 전반기(19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 고지를 밟으며 득점 랭킹 6위로 올라섰다. 공동 4위인 손흥민(토트넘)·재러드 보언(웨스트햄·이상 11골)과는 1골 차, 1위 엘링 홀란(맨시티·14골)과는 4골 차다. 이 득점으로 황희찬은 EPL 무대에서 손흥민에 이어 한 시즌 두 자릿수 골을 넣은 두 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 13분 팀 동료 마리오 르미나가 헤딩 선제골을 터뜨린 뒤 1분 만에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추가골을 따냈다. 상대 골키퍼로 향하던 백패스를 가로챈 뒤 빈 골대를 향해 여유 있게 집어 넣었다. 브렌트퍼드가 곧바로 한 골을 만회해, 황희찬의 이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울버햄프턴이 2-1로 앞선 전반 28분에는 중원에서 헤딩으로 따낸 공이 롱 패스처럼 황희찬 앞으로 떨어지며 멀티 득점으로 이어졌다. 황희찬은 골대 정면 페널티 지역에서 골키퍼를 제친 뒤 오른발로 마무리해 리그 10호 골을 완성했다.
해트트릭을 노리던 황희찬은 전반 추가시간 볼 경합 과정에서 허리를 붙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장 리크너 벨레가르드와 교체됐다. 벨레가르드는 후반 34분 네 번째 골을 터뜨려 4-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황희찬은 전반만 뛰면서 날린 유효슈팅 2개를 모두 골로 연결시키며 울버햄프턴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축구 통계 전문사이트 풋몹은 황희찬의 맹활약에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7을 매겼다.
한편, 황희찬의 허리 부상은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황희찬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큰 부상은 아니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그저 다시 골을 넣어 행복할 뿐이다”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울버햄프턴의 게리 오닐 감독도 “단순 허리 근육 경련인데, 많이 나아졌다”며 “황희찬은 빨리 쾌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안컵을 보름 정도 앞둔 시점에서 전해진 황희찬의 부상 소식에 한국 축구대표팀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번 시즌 EPL 10골(2도움), 리그컵(카라바오컵) 1골 등 모두 11골을 기록 중인 황희찬은 오는 31일 오전 0시 에버턴과 20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클린스만호에 합류할 예정이다. 대표팀 캡틴 손흥민도 29일 오전 4시 30분 브라이턴 원정, 31일 오후 11시 본머스와 홈 경기에서 골 사냥에 나선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