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오락가락 창원광장 S-BRT 노선…시민 혼란만 가중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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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절반 넘게 진행하다 계획 변경
뒤늦게 복잡·혼잡 우려 의견 수용해
“트램 도입까지 고려해 신중 결단”


지난해 원이대로 S-BRT 주민설명회 리플릿. 창원시 제공 지난해 원이대로 S-BRT 주민설명회 리플릿. 창원시 제공

일관성 없는 경남 창원시의 교통행정에 시민 피로도만 늘어났다.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추진한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로 ‘창원광장’의 통행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가, 공사가 반절이나 진행된 중간에 갑자기 사업내용을 번복하면서다.

3일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의창구 도계동에서 성산구 가음정사거리까지 이어지는 9.3km 구간에 ‘원이대로 S-BRT 사업’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도심 한복판 도로를 대대적으로 갈아엎은 상태로, 공정률은 53%다. 올해 3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사업의 골자 중 하나인 ‘창원광장’ 통행 변경 부분은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다. 당초 6개 차로가 한방향으로 통행 중인 창원광장을 양방향으로, 시청과 광장 사이 일부 도로는 인도로 변경될 예정이었다. 그래야 S-BRT 노선이 모두 연결되는 데다 사업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의 판단이었다. 이미 경남도로부터 변경안이 포함된 실시계획도 승인 받았다.

그러나 시는 최근 창원광장 통행체계 변경을 보류하며, 일단 그대로 두기로 했다. 애초 용역을 맡기고 시뮬레이션까지 돌려가며 심각한 차량 정체가 없을 거란 검토 후 사업을 밀어붙였으나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지난달 6일부터 13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창원시민 3841명을 대상으로 S-BRT 필요성을 물은 결과, 36.3%가 ‘비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교통체계가 복잡해지고 도로·정류장도 혼잡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달 온라인으로 진행한 원이대로 S-BRT 개통 후 문제에 대한 시민 우려 조사 결과. 창원시 제공 이달 온라인으로 진행한 원이대로 S-BRT 개통 후 문제에 대한 시민 우려 조사 결과. 창원시 제공

여기에다 창원광장 상징성도 고려됐다고 한다. 창원광장은 1974년 조성돼 지름 280.66m, 둘레 881.2m로, 면적은 6만 1865.8㎡에 이른다. 서울시청 앞 광장의 3배 크기에 달하는 잔디광장이다. 애초 지역의 상징인 광장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주장과 시민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대립하던 중 정책 판단을 내렸지만 뒤늦게 번복한 모양새가 됐다.

더 큰 문제는 S-BRT 노선이 기존과는 다르게 중간에 뚝 끊긴다는 사실을 시민도 알고 있느냐다. 시는 이 사업에 대한 개발계획을 수립·제출할 2020년 당시에도 창원대로를 활용할 방안을 제안, 시민들에게 줄곧 이같이 알려왔다. 지역의 각종 커뮤니티와 SNS상엔 여전히 현행 유지를 모른 채 변경안을 홍보하는 일이 허다한 상황이다. 또 변경안에 대해선 주민설명회까지 연 반면, 뒤바뀐 방침은 알릴 계획조차 없다.

창원시민 김명수(41) 씨는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된 정책인데,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쉽게 뒤바뀌는 게 이해되진 않는다”면서 “처음부터 계획을 잘못 세웠다는 것인지, 다른 사정이 생긴 것인지 제대로 된 설명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시는 향후 도입될 도시철도(트램)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창원광장 개선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제종남 교통건설국장은 “공사 과정에서 시민 불평·혼란이 많아 사업계획을 바꾸게 됐다”면서 “이번에 창원광장 부분을 당장 같이 진행하기 보단, 향후 창원중앙역에서 창원광장까지 연결될 트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통 흐름을 분석한 뒤 조치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정연구원에 연구를 의뢰했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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