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밸런스 완벽’ 부산 KCC, ‘승리 DNA’ 살아났다
2023-2024 남자프로농구
3라운드 들어 7연승 무패 행진
득실점 마진 +8.7점 확 달라져
고른 선수 기용, 체력 안배 주효
30일 수원 KT 제물 8연승 도전
강호의 기량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3라운드 들어 거침없는 7연승을 질주 중인 프로농구(KBL) 부산 KCC 이지스.
KCC는 이달 들어 공수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슈퍼팀’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12월 성적만 보면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거둬 10개 팀 중 단연 1위다.
특히 3라운드 들어 최근까지 7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연승 가도를 달렸다. 지난 12일 2차 연장 접전 끝에 한국가스공사(93-88)를 극적으로 꺾으면서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이후 원주 DB, 고양 소노, 울산 현대모비스, 안양 정관장을 차례로 제압하고, 24~25일 크리스마스 2연전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2주 동안 7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올린 연승이라 더욱 값지다.
‘슈퍼팀’으로 불리며 올 시즌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혔던 KCC는 시즌 초반 기대와 달리 하위권에 머물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허웅·이승현·최준용·송교창·라건아 등 주전 5명이 모두 국가대표인 팀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점차 손발을 맞추기 시작해 3라운드 들어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에 가까운 밸런스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표로도 잘 나타난다. KCC의 라운드별 성적을 보면 1라운드(7경기)에서는 평균 득점 87.4점, 실점 91.1점으로 득실 마진 -3.7을 기록하며 2승 5패에 그쳤다. 2라운드(8경기) 역시 평균 78.4점을 올리는 동안 더 많은 81.1점(득실 마진 -2.7)을 내주며 간신히 반타작(4승 4패)에 성공했다.
3라운드 들어 KCC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25일 한국가스공사전까지 7경기 평균 득점 90.7점으로 공격력이 살아났고, 실점은 82.0점으로 더욱 낮아졌다. 이 기간 +8.7점의 득실 마진을 기록해 10개 팀 중 최고를 자랑했다.
KCC의 부진 탈출에는 전창진 감독의 해법이 주효했다. 3라운드 시작과 함께 전 감독은 부진의 주요 이유로 체력 문제를 꼽으며, 체력 안배를 위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골고루 배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경기력 저하는) 특정 선수의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의 문제”라며 “순간적인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책이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체력적인 부분 때문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전 감독은 이후 경기부터 1쿼터 선발을 2쿼터 때 모두 교체하는 등 40분 내내 선수들을 두루 기용했고, 이후 주전·비주전 할 것 없이 KCC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살아났다.
7연승 동안 최준용·송교창의 꾸준한 활약 속에 침체됐던 허웅의 외곽포(성공률 46.7%)가 불을 뿜었고, 라건아도 평균 17.9점 10.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가장 최근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이승현이 팀 내 최다인 17점 2리바운드로 크리스마스 승리를 선물하며 ‘슈퍼팀’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 경기에서 KCC는 무려 7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을 펼쳤다.
KCC는 오는 30일과 내년 1월 1일 수원에서 KT와 원정 2연전을 치른다. KT에 한 경기 차로 뒤진 5위를 기록 중인 KCC가 이 두 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3라운드 전승과 단독 4위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본격적인 선두권 다툼에 뛰어들 전망이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