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녹지에 공사 작업장이 웬 말” 주민 반발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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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5호교 재가설 공사장
부품 조립 공간 조성 논란

온천5호교 재가설 공사 중 인근 완충녹지의 소나무를 뽑고 있다. 독자 제공 온천5호교 재가설 공사 중 인근 완충녹지의 소나무를 뽑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 금정구에서 교량 공사를 하는 부산시건설본부가 인근 녹지에 공사용 작업장을 개설하려 해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7일 부산 금정구청에 따르면 부산시건설본부는 지난 10월 부곡동 온천5호교 재가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인근 완충녹지 5878㎡ 중 4009㎡에 점용 허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공사는 2026년 11월 끝날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10.3%다.

완충녹지는 공해나 재해 우려가 높은 지역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설정한 구역이다. 완충 녹지에는 소나무 등 나무 100그루 이상을 심어둔 상태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등은 완충녹지에 작업장 개설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건설본부는 점용 허가를 받은 완충 녹지 중 2000㎡를 공사를 위한 작업장으로 쓸 계획을 세웠다. 11m로 분절돼 들어오는 교량 부품을 32m 크기로 조립하기 위한 작업장이다. 시건설본부 도로교량건설부 관계자는 “조립된 부품 무게는 65t에 달하는데 이렇게 큰 부품은 현장 주변에서 만들어야 안전하다”고 밝혔다.

시건설본부는 지난 20일 금정구 부곡동 온천5호교 재가설 공사 작업장 조성을 위해 완충녹지 소나무를 이식하려다 중단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재해 위험 등을 이유로 완충녹지 안 작업장 개설을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금정구청은 완충녹지에 설치될 작업장이 분진을 발생시키는 작업장이 아니라 부품을 쌓아두는 적치 용도로 보고 점용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금정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작업장 개설을 위해 가져갔던 나무는 공사가 끝난 후 다시 제자리에 심는다는 원상회복을 전제로 점용 허가를 내줬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은 완충녹지가 없으면 공해와 재해 등의 피해 저감 장치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래미안장전 김양수 입주민대표는 “2년 가까이 진행된 공사로 창틀을 닦아도 먼지가 쌓인다”며 “환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완충녹지마저 사라지게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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