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또 신축 아파트 ‘인분’… 언제쯤 사라질까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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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예정자 사전점검 때 발견
전수조사 결과 2곳 추가 수거
현장 악조건에도 점검 철저해야

부산 신축 아파트에서 사전점검 도중 발견된 인분. 독자 제공 부산 신축 아파트에서 사전점검 도중 발견된 인분. 독자 제공

대형 건설사가 지은 부산 신축 아파트에서 사전점검 도중 인분이 발견됐다. 지난해 다른 대형 건설사 신축 아파트에 이어 부산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된 셈이다. 화장실 이용이 번거로운 건설 환경을 고려해도 전반적인 관리와 사후 점검이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A 건설과 입주 예정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부산진구 한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 도중 화장실 천장 위에서 인분이 발견됐다. A 건설 측은 곧장 전수 조사에 나섰고, 아파트 내부 2곳에서 추가로 인분을 수거했다. 신축 아파트는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다.

당시 입주 예정자 B 씨는 혹여나 하는 마음에 안방 화장실 천장 위를 확인했다. 천장 뚜껑을 열자마자 비닐봉지를 발견했고, 그 안에는 인분이 들어있었다. B 씨는 A 건설 측에 집 내부 천장을 전반적으로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B 씨는 “지난해부터 언론에 많이 보도됐는데, 1군 건설사 신축 아파트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건설사에서 원하는 방향을 얘기하라고 했지만, 천장 재시공과 청소 외에는 보상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걱정을 하다가 이 아파트에 살기로 결정했으나 부산에 입주를 앞둔 다른 아파트가 많아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A 건설 측은 청소와 점검에 실수가 있었다며 건설 당시 아파트에 인분을 남기는 걸 완전히 막진 못했다는 입장이다. A 건설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 계속 교육을 했지만, 고층에서 작업을 하다가 화장실까지 내려오지 않는 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수 조사를 실시해 추가로 수거한 이후에는 인분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며 “인분을 발견한 입주 예정자에게는 재시공과 청소를 제안했는데 준공 전이라 따로 보상을 하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다른 대형 건설사 신축 아파트에서도 인분이 발견됐다. 당시 사전점검을 마친 입주 예정자들이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커졌다.

신축 아파트에서 인분이 발견되는 배경으로는 중층·고층에서 화장실로 이동하기 번거로운 건설 환경이 꼽힌다. 1층까지 오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화장실이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거지가 될 곳에 인분을 남기는 행위는 어떤 이유라도 합리화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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