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건설업 PF 위기감 고조
만기 PF 3956억 원 상환 못해
총 22조대 우발채무 부실 우려
금융위 “분양계약자·업체 보호”
시공능력순위 16위의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금융업권에 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긴급 브리핑을 갖고 진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태영건설은 이날 “다각도의 자구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됐다고 통보받았다”며 “이에 따라 워크아웃, 즉 기촉법에 따른 금융채권자협의회의 공동관리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태영건설은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대출 상환 문제로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 2000억 원이며,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956억 원 규모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이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의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기업이 경영활동을 유지하면서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으며, 채권단과 공동관리 기업 간 자율적 협의를 통해 단기간에 진행되는 만큼 기업회생(법정관리)보다 상대적으로 낫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는 부동산 PF에 따른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총 22조 8000억 원(한국기업평가·8월 말 기준)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등도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9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 3000억 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PF 문제가 금융권·건설업계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태영건설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에 대한 보호 조치를 시행하겠다”며 “또 60개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정상화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도 “태영건설의 경영 상황과 자구계획, 협의회 안건 등을 설명하고 논의하기 위한 채권자 설명회를 내년 1월 3일 개최하고, 같은 달 11일까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결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영건설은 국내 은행권으로부터 장기차입금 4693억 원과 단기차입금 2250억 원 등 총 7243억 원을 빌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2002억 원으로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했다. 경남은행은 350억 원을 빌려줬고, 부산은행은 태영건설 관련 대출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