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농촌과 도시 상생 강화… 국민의 농협으로 나아가야”
21년째 조합장 자리 지키며
금정농협 국내 최정상 만들어
내달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마
“농업인과 회원 조합에 최우선”
“부산 금정구는 전체 면적의 52.7%가 상수원보호구역과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농업 종사자가 많습니다. 금정구 선동 신현마을 출신인 저는 청소년기부터 4H활동을 하며 금정구에서 농사를 지어왔고, 42년간 농협 생활을 병행해 왔습니다. 우리 농업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고 농협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부산 금정농협 송영조 조합장은 내년 1월 25일 실시되는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예비 후보자 등록을 최근 마쳤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는 13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지며 전국 조합장 1111명이 직접 투표한다. 조합원 3000명 미만 조합은 1표, 3000명 이상 조합은 2표를 행사할 수 있다.
부산 금정농협 6선 조합장인 그는 농협중앙회 이사(7대 특광역시 대표), 농협중앙회 농정통상위원회 위원장, 농협중앙회 경제지주 이사, 전국조합장협의회 회장, 7대특광역시농협 운영협의회 의장 등을 맡고 있다. 전국적인 지명도와 탁월한 경영능력을 지닌 조합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차기 농협중앙회장 후보로 나선 그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공약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첫째, 농협중앙회를 본래 주인인 회원 조합에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회 모든 정책은 농업인과 회원조합을 지원하는 데 맞추고 중앙회 임원 등에는 유능한 조합장을 대거 기용해 전면에 배치할 생각을 갖고 있다. 둘째, 과거 잘못된 사업구조를 개편해 효율과 활력이 넘치는 중앙회로 바꾸는 것이다. 2012년 단행된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이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세계 모든 협동조합이 부러워했던 종합농협 체제를 사업 분리라는 명목으로 은행, 보험, 경제사업 등으로 쪼개놓는 바람에 비용은 늘고 효율은 저하됐다고 본다. 그는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폐해를 바로잡기 위한 공약을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셋째, 확고한 도농상생 기틀을 다지는 것이다. 그는 “농촌농협과 도시농협이 상생하며 살길을 찾아야 한다”며 “도농복합농협을 이끌면서 농촌과 도시를 두루 잘 아는 내가 나서면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 부산금정농협 조합장 취임 이후 21년째 조합장 자리를 지켜오며 금정농협을 자타공인 국내 최정상 농협으로 만들었다. 금정농협은 △상호금융 부분 대상·(최)우수상·장려상 등 13년(2010~2022) 연속 수상 △자산건전성 최우수 농협(그랑프리 클린뱅크 달성) 13년(2010~2022) 연속 선정△종합업적평가 6차례(2006, 2012, 2018~2021) 전국 1위 △도시형농협 역할지수 전국 최우수농협 5년(2018 ~2022) 연속 선정 △2021년 상호금융대출금 1조 원 달성탑 수상 △2022년 NH손해보험연도대상 대상 수상 △2022년 하나로마트 선도조합협의회 경영대상 수상 등 주요 실적을 올렸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도시형농협 역할지수 평가 5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입니다. 도시농협으로 분류된 농협이 농촌을 지원하며 도농상생을 가장 잘했다는 뜻입니다. 이 모든 것은 임원과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이뤄낸 눈부신 성과입니다. 금정농협은 중앙회로부터 받은 대상, 최우수상 깃발만 20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누가 봐도 대단한 농협이라고 느낍니다. 전국 농협 중 10개 깃발을 넘게 보유한 곳은 찾기 힘듭니다.”
송 조합장은 그동안 도농상생의 가치를 강조하고 실천해 왔다. 금정농협은 산지농협 40여 곳과 자매결연을 하고 농산물 팔아주기와 무이자 자금 지원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2004년부터 건고추를 팔아주며 올해까지 540t(130억 원)을 도시민에게 공급했다. 2019년부터 145개 농협에 비료 20만 포(18억 원 상당)를 지원했고, 전국 85개 농협에 출하 선급금 무이자 자금 430억 원을 지원했다.
그는 농촌 현실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업농이 70만 명이 되지 않고, 곡물자급률도 18~19%에 불과합니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여의도 면적 60배 규모의 농지가 매년 사라져 농업 생산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농촌과 농업인 소멸이 우려됩니다.”
송 조합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농협의 비전을 제시했다. “농촌과 도시의 상생과 협력을 강화하는 ‘국민의 농협’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생산자인 농민뿐 아니라 도시 소비자도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산소(생산·소비) 혼합형 협동조합’으로 운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농민 감소로 인한 조합원 확보 어려움을 덜 수 있죠. 농촌농협은 생산, 도시농협은 소비라는 역할 구도도 명확해집니다.”
송 조합장은 “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이사를 하면서 조직 역할과 사명에 대한 통찰을 끊임없이 해왔다”며 “중앙회장이 된다면 틈나는 대로 일선 조합과 현장을 돌고, 정부와 국회를 직접 뛰어다니면서 농정 활동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