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법 등 PK 현안 연내 좌절 21대 국회 '역대 최악' 기록 오명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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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임위 문턱조차 못 넘어
쌍특검법 통과 여야 대치 심각
내년 본회의·임시회 전망 암울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울산, 경남(PK) 최대 현안인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우주항공청 설립,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핵폐기물) 영구저장시설 마련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여야는 그간 연내 처리를 자신해왔으나 ‘빌 공자 공언’에 그치면서 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올해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다. 여야는 원내 ‘2+2 협의체’를 구성, 이날 민생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부울경에서 간절히 통과를 호소했던 △서울로 규정돼 있는 산업은행 본점 소재지를 바꿀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안 △우주항공청 설립과 지원 내용을 담은 우주항공청 설치를 위한 특별법(우주항공청법)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보관하는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 마련 근거가 포함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등은 상정되지 못했다. 이들 법안은 각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한 상황이다.

내달 9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남아있지만 불과 시간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날도 처리 가능성은 낮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1월이나 2월 임시국회를 열어 추가 협상에 나설 물리적 시간이 충분하지만 전망은 암울하다. 이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이 통과되면서 여야 대치 정국은 더욱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우주항공청법의 경우 상황이 상대적으로 낫다. 세부 내용만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만큼 2+2 협의체에서는 본회의에 상정 될 수 있다. 고준위 특별법도 논의 주체가 상임위를 떠나 여야 지도부의 손으로 넘어가면서 그나마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산업은행법 개정안의 경우 여야의 대화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법 개정안과 관련해 침묵으로 답했으며 부산 상공계의 건의문에도 “잘 살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국민의힘의 경우 2+2 협의체 협상 안건에 올리긴 했지만 그간 행보를 살펴보면 산업은행법 개정안 처리 의지가 있는지 의문점이 남는다. 여당은 민주당을 향해 “정쟁 쇼” “얄팍한 술책” 등 자극하는 발언을 내뱉으며 산업은행법 개정안 지연을 공세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이 산업은행법을 개정하려는 의지가 있는 건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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