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치인·비영남’ 파격 인선 한동훈, 공관위장도 비정치인?
국힘 사무총장에 초선 장동혁
여연 원장엔 기자 출신 홍영림
대규모 인적 쇄신 기정사실화
공천 칼자루 쥔 공관위장 관심
당 내 "전국구 비정치인 될 수도"
친윤 핵심 인사 공천 주도 우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구성과 주요 당직 개편에서 20·40대를 주축으로 한 ‘비정치인·비영남’을 중용하는 파격적인 인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당내 시선은 남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서도 이런 인사 기조를 유지할지 여부로 쏠린다. 결국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평가는 총선 결과에 좌우되고, 이는 곧 공관위가 어떤 공천을 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이 공식 취임 후 이틀 만인 지난달 28일 발표한 비대위의 키워드는 ‘젊음’ ‘비정치인’ ‘비영남’이었다. 한 위원장에 지명직 비대위원까지 총 9명의 평균 나이는 44.4세로, 지난 3·8 전당대회로 출범한 지도부(53.6세)보다 10살가량 어려졌다. 김예지 의원을 제외하고는 지명직 비대위원 모두 정치권에서 활동한 적이 없는 신진 인사로 채웠다. 이어 한 위원장은 당 살림뿐 아니라 선거 공천 실무를 이끄는 사무총장도 영남권 재선의 이만희 의원에서 충남 보령·서천을 지역구로 둔 초선 장동혁 의원을 임명하는 파격을 뒀다. 당 싱크탱크이면서 총선 관련 여론조사 등을 도맡아 하는 여의도연구원장에도 직전까지 현직에 있던 홍영림 전 조선일보 기자를 임명했다.
한 위원장까지 포함한 당 4역에 영남권 출신은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 한 명만 남게 된 셈이다. 한 위원장이 이전까지 당내 주류를 형성하던 50대 이상 영남권 정치인을 주요 인선에서 배제하면서 영남을 탈피한 총선 전략으로, 수도권 승리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남권에서 대규모 인적 쇄신이 기정사실로 굳어졌다는 얘기가 당내 파다하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은 신년 초부터 곧바로 공관위 인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 따라 1월10일까지 공관위가 출범해야 하므로 일정상 이번 주 공관위원 명단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관심은 공천의 칼자루를 쥐게 될 공관위원장이다. 당 안팎에서는 한 위원장이 이번에도 비정치인·비영남 인사를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당내 절대 다수인 영남 현역들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인사들을 기용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정도의 ‘물갈이’를 관철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은 그 이전 총선에서도 전체 선거 분위기 일신을 위해 절반가량의 현역 물갈이가 이뤄져 왔고, 이전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가장 역점을 둔 쇄신 방안도 당 지도부·친윤(친윤석열) 핵심·영남 중진의 용퇴였다. 영남 지역에선 우려가 적지 않다. 이 지역 한 여권 인사는 “여론 시각에선 영남의 대폭적인 현역 물갈이가 총선의 ‘기본값’처럼 인식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21대 공천 실패 사례에서 보듯, 어쩌면 그런 접근법이 오히려 낡은 방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의 인사 스타일이 드러나면서 그간 당 안팎에서 거론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안대희 대법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은 공관위원장 후보군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모두 기존 정치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어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공관위원장도 영남 출신이나 노회한 정치인이 아닌 전국구 비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비대위에 이어 공관위까지 비정치인 기조가 이어질 경우, 결국 친윤 핵심부 소수 인사가 주도하는 공천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 내부 사정을 전혀 모르는 공심위원은 당에서 제공하는 자료 등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며 “무조건적인 변화가 능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인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민경우 비대위원은 “비대위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지난달 30일 사퇴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