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끝마디 펴지지 않는다면, 손 전문의 찾으세요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부산마이크로병원
50대 A 씨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바지에 새끼손가락이 걸렸다. 20대 B 씨는 친구들과 농구 중 패스를 받다가 중지가 꺾였다. 두 사람 모두 해당 손가락 끝마디가 펴지지 않아 근처 병원을 찾았다가 추지변형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에 손 전문 병원을 다시 방문했다.
추지변형은 손가락의 끝마디인 원위지관절이 구부러져 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망치수지라고도 하는데 망치처럼 90도 가깝게 꺾어지는 건 아니고 경미한 경우 10도 정도, 심하면 40도 이상 구부러진다. 자주 쓰는 쪽 손의 새끼손가락, 약지, 중지에서 많이 발생한다.
부산마이크로병원 공병선 원장은 “추지변형은 주로 외상, 특히 일상에서 있을 수 있는 아주 가벼운 외상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이불을 개다가 손가락이 걸린 경우, 벽이나 공에 부딪혀 손가락이 접힌 경우, 심지어 어떻게 다쳤는지 기억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30대까지는 남자에게 운동 관련 손상으로 자주 발생하고, 60대까지는 남녀 비율이 비슷하다가 그 이후 빈도가 감소한다. 비율은 작지만 류마티스 혹은 퇴행성 관절염에 따른 2차적인 변형도 원인이 된다.
추지변형은 건성추지와 골성추지로 나눌 수 있다. 손가락 끝마디 관절에 붙은 신전건(손가락을 펴는 힘줄)이 파열돼 생기는 것이 건성, 신전건이 뼈를 물고 뼈가 부러지면서 생기는 것이 골성이다. 건성추지가 골성추지보다 1.3배 정도 발생률이 높다.
공병선 원장은 “추지변형 치료 목표는 파열된 건이나 골절된 뼈를 정확한 위치로 되돌려 관절이 틀어지거나 펴는 것이 지연되는 것을 막고, 관절염을 예방하며, 적절한 시기에 관절 운동을 통해 손상 전 관절 범위를 최대한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성추지 치료는 손가락 끝마디 관절을 편 상태로 보조기나 깁스를 사용하거나 핀을 삽입해 신전건이 저절로 달라붙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시도한다. 고정 기간은 일반적으로 6~12주 정도다. 신전건을 직접 봉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건의 두께가 얇고 크기가 작아 기술적으로 어려운 데다 봉합해도 다시 벌어져 변형이 재발하거나 심지어 더 심한 변형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단, 파열된 신전건이 늘어난 경우는 늘어난 건을 제거하고 다시 봉합하는 수술을 할 수 있다. 다친 지 오래된 경우도 봉합 수술을 할 수 있다.
골성추지는 뼛조각 크기가 작을 경우 보조기나 깁스를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부러진 뼛조각이 벌어져 있거나 관절면의 30~50% 이상을 침범한 경우, 다친 지 오래된 경우에는 핀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한다.
손가락 끝은 주변에 연부 조직이 적고 혈액 순환이 취약해, 수술 이후 감염 혹은 허혈성 통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손가락 중간 마디(근위지관절)가 과신전되면서 끝마디가 펴지지 않는 백조목 변형이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공병선 원장은 “추지변형 치료는 환자들은 물론 의사들도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치료를 해도 손가락이 다 펴지지 않거나 운동 장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경험이 많은 수부(손 부위)외과 세부 전문의와 상의해서 치료해야 더 나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