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획량 작년과 비슷… 기후변화로 업종별 희비”
올해 수산물 어획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국내 소비량과 수입액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어업인의 경영 여건은 기후 변화로 연근해 생태계가 급격히 바뀌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분석됐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이하 수협)은 최근 ‘2024 수산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일 밝혔다. 수협은 보고서에서 “수산업은 어업 생태계, 기상 상황 등 자연 요인과 해양 오염 등 환경 요인, 소비자 심리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해 예측이 어렵다”면서도 “계량 수치를 통해 수산업 추세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수협은 올해 어업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협이 예상한 올해 생산량은 356만~379만t으로 지난해 생산량(368만t)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업 생산량은 2013년 314만t에서 2021년 383만t까지 꾸준히 상승하다가 2022년부터 감소로 돌아섰다. 수협은 “해면 양식업이 지속 성장하며 어업 생산량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산물 소비는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늘었으며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산물 소비량은 2013년 414만t에서 2021년 540만t으로 10년도 채 되지 않아 30.5%가 증가했다.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역시 같은 기간 54.6kg에서 68.4kg으로 늘었다. 수협은 올해 수산물 소비량을 522만~641만t으로 예측해, 지난해(568만t)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늘어난 수산물 소비량에 발맞춰 수산물 수입 규모도 커졌다. 수산물 수입액은 2013년 38억 9500만 달러에서 2023년 65억 3400만 달러로 70% 가까이 증가했다. 수협은 올해 수산물 수입액이 사상 최초 7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수출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산물 수출은 29억 2900만 달러로 지난해와 거의 똑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협은 “해외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나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지난 10년간 이어진 수산물 수출 증가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갈치와 고등어 등 연근해 어종은 올해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수협에 따르면 냉장고등어는 2019년 이후 어획 부진으로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2022년 1kg당 1만 184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어획량을 소폭 회복하며 올해는 1kg당 1만 1039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냉장 갈치도 수입 갈치가 가격 상승을 억제하며 올해 가격은 1kg당 3만 656원으로 지난해(3만 1370원)와 비슷할 것으로 수협은 내다봤다.
하지만 냉동 오징어는 올해도 무서운 가격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2013년 1kg당 6918원에 불과한 냉동 오징어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1만 6507원을 기록하며 2배 넘게 급증했다. 수협은 올해도 연근해 오징어 생산량 저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냉동 오징어 가격을 1만 7466원으로 예측했다.
올해 근해어업의 경영 여건은 기후 변화에 어황이 영향을 받으면서 업종 간 희비가 크게 갈릴 전망이다. 수협 관계자는 “오징어 등 특히 동해에서 주로 어획되는 어종이 부진을 겪으면서 관련 업종의 수익에 영향을 미쳤고, 이런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인한 인건비 및 어구비 상승 압박이 여전해 어업 경영의 어려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