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흐느끼는 여자 목소리…눈치 빠른 경찰이 찾아낸 폭행 현장
112로 “나 죽을 것 같아” 무응답 신고 걸려와
가해 남성, 모텔서 교제 중인 여성 감금·폭행
여성이 가해자 몰래 112 긴급버튼 눌러 신고
“나 죽을 것 같아. 나 좀 살려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112 신고 전화. 위급 상황임을 눈치챈 경찰이 폭행 현장을 찾아내 가해자를 검거하고 피해 여성을 구조했다.
2일 울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5시께 한 통의 112신고가 들어왔다.
신고자는 경찰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만 “가게 해줘. 빨리” “데려다줘”라며 누군가에게 사정하듯 말했다.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가 간간이 이어지던 전화는 약 3분 뒤 끊어졌다.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경찰은 ‘코드 1’을 발령, 여성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곧바로 울주군 상북면 한 숙박업소로 출동했다.
해당 숙박업소에는 10여 개 방이 있었고, 경찰은 투숙객의 양해를 구하고 일일이 전화번호를 확인, 수색 20여 분 만에 2층 한 객실에서 피해 여성을 발견했다.
피해 여성 A(40대) 씨는 가해 남성 B(40대) 씨로부터 폭행을 당해 얼굴을 많이 다친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연인 관계인 A 씨를 약 2시간 30분 동안 숙박업소에 감금한 채 머리채를 잡고 얼굴을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이 당시 가해자 몰래 휴대전화 112 긴급 신고 버튼을 누른 채 주변 상황이 들리게끔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를 감금치상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