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지연 개최 광안리 드론 쇼… 통신장애 해결·안전 확보 등 과제 산적
1일 오후 공연도 20분가량 늦어져
전문가 “별도 주파수 대역 확보를”
새해 첫 날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드론 공연이 미처 해결되지 않은 통신 장애 속에서 20분가량 지연되며 불안하게 마무리됐다. 통신 장애 재발 방지 대책부터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한 현장 안전 대책까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
부산 수영구청은 1일 오후 7시 30분께 ‘광안리 M 드론라이트 쇼 2024 카운트다운’ 공연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통신 장애 탓으로 이날 0시 공연이 돌연 취소된 지 19시간 만에 공연을 재개한 것이다. 한 차례 공연이 무산된 뒤에도 구청 추산 5만 2000여 명 시민이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았다. 앞서 새해 맞이 공연 때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8만 2000여 명에 비해 3만 명가량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새해맞이 공연이 취소된 원인인 통신 장애가 이날 오후에도 똑같이 발생했다. 당초 드론 공연은 1일 오후 7시 열릴 예정이었지만, 통신 장애 탓으로 20분가량 지연됐다.
시민들은 두 번째 공연 시도에서도 행사가 지연된 데 대해 상당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만난 정대욱(72·사상구) 씨는 “통신 장애 문제를 해결했으니까 이날 다시 공연한다는 게 아니었느냐”며 “단순히 준비한 게 아깝다는 이유로 공연을 강행했다면 이것만큼 창피한 일이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향후 드론 공연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통신 장애 문제 해결과 안전 통제에 대한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는 통신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드론 조종을 위한 별도 주파수 대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별도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면 인파 규모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드론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청에 따르면, 공연 중 드론 각각의 통신은 5GHz 대역의 와이파이(무선인터넷)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경우에는 와이파이 접속량이 증가하면서 드론 통신에 간섭이 발생하고 통신 장애가 일어난다.
통상 매주 2만 명 규모가 찾아오는 드론 공연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 공연처럼 5만~8만 명 수준에서는 통신 장애가 발생한다는 게 수영구청 관계자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신라대 공공안전정책대학원 황광명 교수는 “비용 문제를 따져봐야겠지만, 기지국 설립 등으로 드론을 위한 별도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면 더욱 안정적인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해킹 가능성도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원 결집에 따른 시민 안전 확보 역시 과제다. 공연이 열린 광안리해수욕장 주변으로 보행로 정비 공사가 진행되거나 거리 상인들이 영업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좁은 보행로를 더 좁게 만들었다. 수영구청, 경찰 통제도 한계를 보여 몇몇 시민들은 보행로 대신 차도의 갓길을 걷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나타났다. 8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린 1일 0시에는 보행 방향을 구분하는 별다른 펜스조차 없어 과밀 현상과 병목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통신 장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여러 방면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통행 안전문제는 급하게 다음 행사를 진행하느라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