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채 뽑힌 건물, 도로는 갈기갈기
이시카와현 곳곳 참상 드러나
단수에 물 구하러 주민들 긴 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규모 7.6의 강진이 강타한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는 곳곳에서 건물들이 무너지고 붉은 불길과 흰 연기가 치솟는 등 처참한 모습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2일 현지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에서는 7층 건물이 그대로 옆으로 쓰러져 인근 도로를 덮쳤다. 이 건물은 마치 식물의 뿌리가 뽑히듯 넘어졌다. 넘어진 건물 외벽에는 지진의 파괴력을 보여주듯 기다란 금이 갔다. 건물 내부에 있던 목재는 쓰러질 때 충격으로 뒤죽박죽이 됐다.
와지마시에서는 전날 강진 직후 발생한 화재로 건물 약 200동이 소실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NHK가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면 이날 오전까지도 각지에서 화재로 연기가 솟아 바람을 타고 바다 쪽으로 이동했다.
노토 반도의 다른 지역과 인근 지역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적지 않은 주택과 건물이 쓰러졌고, 일부 목조가옥은 기둥이 진동을 버티지 못해 폭삭 주저앉기도 했다.
아울러 도로 곳곳에 금이 가면서 자동차가 균열로 생긴 커다란 구멍에 빠지거나 포구에 정박해 둔 배들이 뒤집히기도 해 규모 7.6 강진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하세 히로시 이시카와현 지사는 이날 언론에 노토 반도 스즈시의 한 항구에서 100m에 이르는 지역이 침수돼 많이 주택이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일본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진 당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피해 상황을 전했다. 한 네티즌은 전날 지진으로 전봇대와 가옥이 쓰러진 영상을 SNS에 올리고 “집은 반쯤 파손, 도로는 갈기갈기. 아직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높은 곳에 있는 피난소에 가고 싶지만, 도로가 끊겼다”고 적었다.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강진 이후에도 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노토 반도 북부에서는 2020년 12월부터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고, 지난 3년간 진도 1 이상 지진이 506회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해 5월에도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마무라 후미히코 도호쿠대 교수는 "지진과 쓰나미가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1983년 동해 중부 지진 때도 국지적으로 높이 10m가 넘는 지진해일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니시무라 다쿠야 교토대 방재연구소 교수도 "동해 쪽은 단층이 복잡하게 분포해 있기 때문에 하나가 움직이면 주변도 움직여 활동이 활발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