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카와현 7.6 강진, 최소 48명 사망… ‘147차례 여진’ 끝나지 않는 공포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피난민 3만 2000여 명 발생
잔해 속 추가 사망자 가능성
기시다, 피해자 지원 강화 당부
한국 등 세계 각국 연대 표명

지난 1일 일본에서 최대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해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의 와지마 시내에서는 대형 건물 한쪽이 땅밑으로 내려앉거나(위에서부터)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진 발생 후 이재민들이 시카 시청 앞에서 비상용 물을 배급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일본에서 최대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해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의 와지마 시내에서는 대형 건물 한쪽이 땅밑으로 내려앉거나(위에서부터)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진 발생 후 이재민들이 시카 시청 앞에서 비상용 물을 배급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지난 1일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8명으로 늘어났다고 현지 언론은 2일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이시카와현과 도야마현 주민 3만 2000여 명은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2일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당국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강진 사망자가 48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각 지자체는 사망자 외에도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이들도 다수 있다고 전했다. 이시카와현은 공식적으로 부상자 집계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나나오시 공립병원에는 전날 밤까지 부상자 33명이 이송됐다. 이시카와현과 접한 도야마현에서는 중상자 3명을 포함해 18명이 다쳤고, 니가타현과 후쿠이현에서도 각각 부상자 20명과 6명이 발생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와지마시에서는 강진 직후 일어난 화재로 건물 약 200동이 소실됐고, 노토 반도 지역에 쓰러진 건물이 많아 인명 피해가 추가로 파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시카와현과 도야마현 주민 3만 2000여 명은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고, 와지마시 소재 노토 공항에서는 약 500명이 도로를 이용할 수 없어 고립 상태에 빠졌다.

문제는 여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147차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향후 1주일 동안 최대 진도 7 지진에 대비하는 수준으로 주의를 당부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개최한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관계 기관에 “건물 붕괴 등에 따른 피해자는 조금이라도 빨리 구출할 필요가 있다”면서 물자 지원과 기반시설 복구 등 피해자 지원 대응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회의 종료 이후 기자회견에서 노토 반도의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뱃길을 통한 물자 지원을 본격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어 오는 4일로 예정돼 있던 미에현 이세 신궁 참배 일정을 연기하고, 같은 날 이세시에서 열기로 했던 신년 기자회견은 총리관저에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강진 소식에 세계 각국은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일본 총리에 보낸 위로전을 통해 지진 피해 극복을 위한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성명에서 "미국은 일본 국민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기꺼이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며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피해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조속한 일상 복귀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으로 노토 반도 끝 중앙부가 서쪽으로 약 1.3m 이동하는 등 상당히 큰 지각 변동이 관측됐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강진 발생 전후 관측 데이터를 실시간 해석한 결과 노토반도 끝 중앙부의 해안 마을 와지마시가 서쪽으로 1.3m(잠정치) 이동하는 등 이시카와현 주변 지역에서 대형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와지마시 주변인 아나미즈마치는 약 1m, 스즈시는 0.8m가량 각각 서쪽으로 이동했다.

다만 이번 관측은 정밀 조사에 의한 것은 아니어서 관측지점의 경사 변동 등에 따라 변경 가능성은 있다고 국토지리원은 전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