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있고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까닭은?
민주당 판단으로 서울로 이송
부산대병원 의료진 유감 표명
“치료 후 서울 일정 많아” 해명
부산 방문 중 괴한에게 피습당한 이재명 대표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2일 부산 강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7분께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공격했다. 이 대표는 목 부위에 약 1.5cm의 열상(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을 입고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이 대표는 곧장 헬기를 타고 11시 13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대량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의식은 있는 상태였다. 의료진 응급 처치를 거쳐 경정맥 손상이 의심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당초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을 계획이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논의 끝에 수술을 집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의료진이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혔음에도 민주당 측에서 반대 의사를 보여 이 결정은 번복됐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마친 이 대표는 낮 12시 40분께 헬기를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 당초 서울대병원 도착 예정 시간은 오후 1시 40~50분께였으나 서울대병원 헬기장이 공사 중이어서 착륙 지점이 변경돼 도착 시간이 늦어졌다. 이 대표가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시점은 헬기를 타고 서울로 향한 지 약 2시간 40분 만인 오후 3시 20분께였다.
이 대표는 이후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만 출혈이 많았고 향후 합병증 등 추가적인 불편을 겪을 우려가 있어 즉각 수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을 두고 부산대병원 일부 의료진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해 부위가 경동맥과 가까워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어, 향후 위험성 등을 고려한 의료 조치는 부산대병원이 맡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대병원 한 관계자는 “부산대병원에서도 필요한 의료적 조치가 충분히 가능한 데도 서울대병원으로 간 것은 유감”이라며 “객관적으로 서울대병원의 중증외상환자 진료실적이 높지 않음에도 단지 ‘이름값’ 때문에 전원된 것이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여 시간이 지나 환자가 잘못된 후에 당시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판명이 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런 지적을 부인하고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서울대병원으로 간 것이 부산대병원 의료진을 믿지 못했다는 이유는 전혀 아니다”며 “치료 이후 주된 일정이 서울에 있고, 부산에서만 오랜 기간을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서울대병원 이송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