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봉하마을 참배 현장서도 봤다” 잇단 목격담에 계획범죄 가능성 커
이 대표 방문 현장에 피의자도
“같은 복장에 피켓” 증언 나돌아
경찰 조사서도 “죽이려고 했다”
부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피습한 60대 남성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인터넷에서 구입한 것으로 진술했다. 해당 남성은 2일 이 대표가 방문한 가덕신공항 부지에 나타나기에 앞서 지난 1일 김해 봉하마을 참배 현장에도 나타났다는 증언이 나와 계획 범죄라는 추정에 무게가 실린다.
부산경찰청은 2일 이 대표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한 김 모(67) 씨에 대해 “인터넷에서 지난해 흉기를 샀다고 본인이 진술했다”며 “살인 동기가 있었고 죽이려고 했다고 조사 과정에서 언급했다”고 밝혔다. 김 씨가 미리 구매한 흉기를 들고 이 대표에게 계획적으로 다가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진술이다.
김 씨는 이전에도 이 대표가 방문한 장소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 1일 이 대표가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때 현장에 있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2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응급실 앞에서 만난 민주당 한 국회의원은 “정확한 사실은 확인해 봐야겠지만 이 대표를 피습한 용의자가 어제 봉하마을에 왔다는 말이 도는 건 맞다”고 말했다.
병원 앞에서 만난 시민 A 씨는 “어제 봉하마을에 갔는데 그 남성이 같은 옷을 입은 채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며 “어제도 까만 옷을 입고 하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 있었던 B 씨는 “어제는 왕관은 쓰고 있지 않았다”며 “찍어둔 영상에 나오는지 확인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홍익표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고 다음 날인 2일 오전 10시 30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다 피습을 당했다.
김 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지난달 13일 이 대표 부산 방문 때도 근처에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온 상태다. 지난해 흉기를 구매한 뒤 이틀 연속 이 대표에게 접근한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 과정에서 계획 범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