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음악회로 시작하는 2024년 “새해, 음악 많이 받으세요”
10일 부산문화회관 신년음악회
세이쿄 김 지휘·부산시향 연주
한수진·박하나·한규원 협연
24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비나리·남도민요·신모듬 연주
1인 4매 한정, 전석 무료 입장
클래식 음악계의 새해는 ‘신년음악회’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역에선 오케스트라 운영만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 보니 신년음악회 역시 공립 오케스트라의 몫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지난 연말로 6년 임기를 만료한 부산시립교향악단 최수열 예술감독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서 부산시향이 연주하는 ‘2024 (재)부산문화회관 신년음악회’는 객원 지휘자로 치른다. 반면,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는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2024 신년음악회, 청룡이 나르샤’ 특별 연주회를 무료로 진행한다. 민간 음악 단체로는 유일하게 금난새 뮤직센터(GMC)가 내달 18일께 복합문화공간 F1963 석촌홀에서 ‘GMC 신년음악회’를 구상 중이다. 부산 시민에 전하는 희망과 위로의 새해 인사 2024년 신년음악회를 알아본다.
■(재)부산문화회관 신년음악회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을 통합 운영하는 (재)부산문화회관(대표이사 이정필)은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24 신년음악회’를 연다. 지난해 부산시민회관 공연에서 다시 문화회관으로 돌아왔다. 연주는 부산시향이 담당하고, 지휘는 재일교포 3세 지휘자 세이쿄 김(54·한국명 김성향)이 맡는다. 세이쿄 김은 공교롭게도 지난 2016년 신년음악회 때도 7년을 재직한 리신차오 수석지휘자가 떠난 뒤 공석이 된 신년음악회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은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처럼 대중적이면서 귀에 익은 명곡 중심으로 꾸민다. 1부 첫 곡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으로 시작한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협연으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작품번호 64 전 악장을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은 15세 때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콩쿠르에 최연소로 출전해 한국인 최초로 2위에 입상했고, 지난해는 대한민국예술원 젊은예술가상 음악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는 등 주목받는 연주가다.
2부 첫 곡도 요한 슈트라우스 2세 곡으로 연다. 경쾌한 멜로디와 리듬으로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트리치 트라치’ 폴카이다. 계속되는 무대는 소프라노 박하나(부산대 교수)와 바리톤 한규원이 펼치는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향연이다. 헝가리 작곡가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쥬디타’ 중 ‘너무나 뜨겁게 입맞춤하는 내 입술’,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 에르네스토 데 쿠르티스의 ‘나를 잊지 말아요’ 등을 솔로 혹은 이중창으로 들려준다.
지휘자 세이쿄 김은 뉴잉글랜드 음악원과 빈 국립음대에서 수학하고, 1998년 니콜라이 말코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일본 가나자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가나자와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예술적 동반자(Artistic Partner)’를 역임했고, 벨기에 브뤼헤 플랑드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활동했다. 입장료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
■‘2024 신년음악회, 청룡이 나르샤’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 공석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이동훈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 체제로 일찌감치 신년음악회를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창단 40주년을 맞는 해여서 각오가 더욱 남다르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 ‘2024 신년음악회, 청룡이 나르샤’는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첫 곡은 대북과 풍물을 위한 협주곡 ‘비나리’(작곡 이동훈)로 부산 시민 모두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계획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 지기를 바라는 웅장한 대북의 울림을 시작한다. 비나리는 원래 고사를 지내며 부르는 노래로, 천지개벽, 축원덕담, 살풀이, 액풀이 등을 주요 내용으로 앞날의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북은 성남시립국악단 타악 부수석을 맡고 있는 임원식이 연주한다. 그리고 풍물 사물놀이 마당(꽹과리 최찬균, 징 배정찬, 장구 김성대, 북 방성혁)이 함께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남도민요와 국악관현악’으로 시립국악관현악단 박성희 수석과 정선희 부수석이 일 년 열두 달 모든 액을 소리로 풀어줄 남도민요 ‘성주풀이’ ‘액맥이타령’ ‘진도아리랑’을 들려준다.
마지막은 국악관현악 최고의 명곡 ‘신모듬’(작곡 박범훈) 전 악장(풍장-기원-놀이)을 감상할 수 있는 감동의 무대가 펼쳐진다.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신모듬’은 신바람 나는 사물놀이와 국악 관현악이 어울어지는 곡으로, 전 악장을 연주하기에는 약 40분 이상이 소요돼 3악장만 연주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전 악장을 연주한다. 사물놀이는 시립국악관현악단 사물놀이 팀(북 최정욱, 꽹과리 이주헌, 장구 최오성, 징 박재현)에서 담당한다.
입장료 무료. 단, 1인 4매 한정으로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 예매는 필수이다. 지난 2일 오후부터 티켓을 오픈해 첫날 800장가량 예매 완료했다. 1층은 거의 좌석이 남아 있지 않아서 서둘러야 한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