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동완 부산하나센터 교수 “북한 인권 열악한 현실 알려 변화시키고 싶어요”
‘북한인권, 사진으로 외치다’ 펴내
북중국경 1400km 달리며 촬영
“부산, 통일로 가는 주춧돌 돼야”
“북중 국경에서 바라본 조국의 반쪽은 시리도록 낡고 차가웠어요.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 망원렌즈에 담아온 북녘 사람들의 삶은 분명 오늘과 달랐어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죠.”
동아대 강동완 부산하나센터 교수는 최근 <북한인권, 사진으로 외치다>를 출간했다. 책은 강 교수가 중국 단둥에서 훈춘까지 북중 국경 1400km를 달리며 압록강과 두만강 건너 촬영한 북한지역 사진을 ‘북한 인권’이라는 주제로 추려내고 엮은 것이다. 강 교수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북중 국경을 매년 3~4차례 방문하며 초망원렌즈로 촬영했다. 책은 강 교수의 통일북한 관련 29번째 저서다.
책은 ‘시민적 정치적 권리’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취약계층’ 등 3부로 구성됐으며, 북중국경에서 포착한 참혹한 북녘의 실상이 펼쳐진다. 강 교수는 “영하 30도인 1월 압록강 변에서 한 여성이 얼음 위의 물로 빨래하는 장면(193쪽)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상하수도, 세탁기, 건조기도 없고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빨래를 말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자강도 중강진지역의 한 마을을 낮과 밤에 촬영한 두 사진(78~79쪽)은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낮에 촬영한 사진에는 가옥들이 보이지만, 밤 사진에는 가옥은 아예 안 보인다.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 만세!’라는 거대한 선전판과 정치선전 조형물만 보일 뿐이다. 북한의 열악한 전기 사정을 짐작게 한다.
강 교수는 “북중 국경을 달리는 내내 북녘땅은 황톳빛 벌거숭이였다. 산에 있어야 할 나무는 단 한 그루도 살아남지 못하고 산은 조그만 밭뙈기로 변했다”고 말했다. 가파른 경사에 나무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밭이 들어선 산 풍경(115쪽)이 몹시 낯설다.
그는 “물자 부족으로 유리가 하나도 없는 아파트는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없으며, 국경검열관이 검문소에서 일일이 여행허가증을 검사하는 모습은 이동의 자유가 제약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여름철 아이들을 트럭에 한가득 태워 농촌동원을 하러 가는 장면은 아동노동을 강요하는 현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최근 정부의 대북통일 정책 기조 안에 북한 인권 개선 부분이 들어가 있다”며 “탈북민의 간접적인 증언으로만 접하는 북한 인권의 열악한 현실을 정확하게 알리고 변화시키기 위해 책을 출간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 주민이 모두 자유민주주의, 인권, 경제적 풍요로움을 같이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학(북한 사회) 전공인 강 교수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통일연구원 연구원으로 일했고 2011년 동아대로 옮겨 2016년까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했다. 2016년 동아대 총장 직속 기구인 하나센터가 설립되면서 센터장으로 일하며 북한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하나센터는 지역 탈북민의 교육, 의료, 취업을 지원하고 대학생과 통일교육도 함께 펼친다.
그는 앞으로 제3국 출신 탈북민 자녀를 위한 돌봄학교와 북한박물관을 부산에 건립하고 통일북한 관련 99권의 책을 집필할 예정이다. 100번째 책은 ‘통일조국을 위해 작은 노둣돌 하나 놓은 사람’으로 자신이 기억되는 자서전이 될 거라고 말한다.
그는 통일을 위해 부산의 상징적 역할을 강조했다. “부산은 한국전쟁 때 피란민이 밀려 내려와 정착한 종착지로 1023일간 피란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통일은 다시 올라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피란과 분단 상황을 승화해 부산이 통일로 가는 주춧돌이 되어야 합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