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의 삼성전자 평단은 7만 4800원”
주가 상승세…동학개미들 차익 실현나서
D램·랜드 반도체 가격 연일 상승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주가 견인
개인투자자들 이른바 ‘동학개미’의 삼성전자 주식 평균 매수 가격은 7만 원대 중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를 감안하면 대부분의 동학개미들이 수익권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리테일 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 키움증권이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키움증권 고객들의 삼성전자 주식 평균 매수가격은 7만 4800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 원대 중반에 오른 시점이 지난달 중순께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최근인 1∼2주 이내에 평가 손실 구간에서 평가 이익 구간으로 진입한 것이다. 지난해 초 5만 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감산 효과 등에 힘입어 상반기 내내 꾸준히 올랐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전망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두드러지면서 작년 11∼12월 두 달 간 약 19% 상승했다. 12월 한 달 동안에는 10.56%나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투자자는 12월 한 달간 삼성전자 보통주 1조 575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매도세는 거셌다. 개인은 총 2조 886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추가 상승 여력에 쏠려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평균 9만 원대로 나타났다. SK증권이 1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진투자증권(9만 3000원), 흥국증권(9만 3000원), NH투자·키움·미래에셋·대신증권(9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대형 업체들이 올해 생산량을 감축했지만,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 등이 급성장하며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월 D램 평균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낸드 가격도 지난 10월부터 석 달 연속 뛰고 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D램 수요 증가율이 높지 않은 만큼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가동률 회복에 민감한 업황이 펼쳐질 전망”이라며 “(반도체) 과잉 재고는 올 연말을 지나면서 점차 해소되고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전 분기 대비 64% 증가한 4조 원으로, 내년은 전년 대비 380% 증가한 37조 원으로 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9만 3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올렸다. 내년 1분기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반도체주 강세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최근의 흐름에 의구심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전망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한 코스피 상단 2800선과 유망 업종으로 일제히 반도체주를 꼽은 것, 둘 중 하나는 틀린 전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좋게 보면서 지수 상단을 2800으로 유지할 수는 없다”며 “현재 코스피 2650선에서 반도체를 더 좋게 본다는 얘기는 삼성전자는 10%, SK하이닉스는 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고, 그렇게 되면 지수는 2900을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