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자구안 ‘속 빈 강정’…워크아웃 무산→법정관리 가나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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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3일 채권단 설명회
SBS·사재출연 언급 없어
산은 “자구안, 워크아웃 진행에 충분치 않아”
법정관리 가능성↑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워크아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앞. 연합뉴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워크아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앞. 연합뉴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워크아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이 법원의 회생 절차 수순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채권단 400여곳을 상대로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설명회가 개최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설명회는 채권자협의회 구성 및 운영, 태영건설 존속능력평가, PF 사업장 관리기준 수립 등 오는 11일에 있을 ‘제1차 채권자협의회’ 안건이 논의됐다.


태영건설은 이날 채권단에게 조직 및 인원 축소와 비용절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종합환경기업인 에코비트와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는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신용공여액 기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그간 태영건설에 강도 높은 자구안 마련을 요구해온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은 상당한 불만을 제기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날 “현재까지 워크아웃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태영이 자구노력을 더 해야 하고 합의된 내용을 더욱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워크아웃 진행 여부 결정까지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고된다. 특히 그간 채권단이 요구해온 대주주 사재출연과 SBS 지분 매각 등이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티와이홀딩스와 핵심 계열사인 SBS는 절대 지키겠다는 태도를 보이니 채권단 입장에서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지 못하면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회생 절차는 워크아웃과 달리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까지 모든 채권이 동결되며, 법원이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하면 태영건설은 청산될 수도 있다.


한편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이날 채권단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정부와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자구안의 내용이 미미한 것은 물론 태영 측이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설명회에 앞서 태영건설은 상거래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을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태영그룹도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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