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간다] 블루존을 꿈꾸는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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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노인생활과학연구소 대표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엑스포 유치의 꿈이 좌절된 부산은 글로벌허브 도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21세기가 시작되고 세계 도시들은 다양한 주제로 글로벌허브 도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 부산의 꿈은 어떤 특별한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해양도시, 물류 중심 도시, 문화관광 도시, 첨단의료 도시, 그린 스마트 도시, 15분 도시 등등 야심 차게 늘어놓은 전략 속에서 부산이 당면한 과제인 노인이 살기에 좋은 도시를 아직 한번도 부산의 새해의 대표전략으로 접해본 적이 없다. 7대 광역도시 중 가장 노인 인구가 많고 도시인구의 50%가 50세 이상의 인구로 채워진 부산이라면 도시 대표 전략으로 언급될 필요가 있는 주제가 아닌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작가이며 오지 탐험가인 댄 뷰트너 박사의 〈블루존〉이라는 유명한 책이 있다. 이 책은 전 세계 5개 지역의 장수 요인을 소개했다. 이후 수많은 연구자들이 이 지역의 식생활, 운동, 유전자, 가족, 사회와의 유대관계, 일 등 다양한 장수 요소들에 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본의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디니아, 그리스 이카리아, 코스타리카 니코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로마린다가 세계를 대표하는 5대 블루존 지역이다.

최근 기존의 장수 개념과 다른 지역사회를 강조하며 건강한 환경을 제공해 장수국가를 만들고자 노력한 싱가포르가 6번째 블루존 지역으로 소개되었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현대적 요소가 더 가미돼 있다. 운동, 외로움 줄이기, 효도법, 국민 70% 이상이 정부를 신뢰하는 등등의 요소가 노년을 행복하고 활기차게 만드는 장수 요소로 설명되고 있다. 걷기를 실천하고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함께 지속적으로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만들고 있으니 전세계 노년학, 노년의학자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블루존에서 소개된 지역은 당연히 관광객들이 모인다. 세계의 주목은 당연한 것이다. 부산은 이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부산시는 15분 도시를 전략을 통해 도시의 모습을 변화시켜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설을 늘리기보다는 기존의 지역 보건소, 마을건강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재가센터, 주간보호센터, 노인병원, 도서관, 경로당, 평생학습관 그 외의 소규모 단위의 지역 어르신을 섬길 수 있는 민간 등등이 서로 연계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노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15분 동안에 모든 서비스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생활과 건강을 예방에서부터 돌봄까지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15분 도시의 전략과 글로벌허브 도시를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Active Aging)을 보낼 수 있는 ‘부산형 블루존’으로 만드는 꿈을 새해 아침에 시각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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