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oCA, 오늘 만나는 미술] 과정의 미학, 데이터 시각화의 확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마크 리(Marc Lee) ‘나의 집이었던 곳’

마크 리(Marc Lee) '나의 집이었던 곳'.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마크 리(Marc Lee) '나의 집이었던 곳'.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관찰되고 수집된 정보가 링크와 데이터가 되어 다양한 이미지와 언어의 형태로 시각화되는 결과를 우리는 ‘정보시각화(Data Visualization)’ 작업이라고 한다. 마크 리(Marc Lee, 스위스)의 ‘나의 집이었던 곳’ (Used to Be My Home Too, 2021)은 환경과 생태계로부터의 정보화된 기록들을 활용하여 ‘지구 생물종’의 미래 존속 불확실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실시간 데이터 시각화의 과정으로 인지를 확장한다. 작품은 자연, 인간, 기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역할에 대해 공동체적 신뢰와 변화의 가능성을 단순히 시각화된 결과물이 아닌 실시간으로 생산되고 연결되고 자각하는 과정의 미학으로 경험을 이어주고 있다. 세계 각 지역의 수많은 자연학자, 시민 과학자, 생물학자, 자연주의자, 일반 시민의 자발적 지구 생물종 관찰 정보를 소셜형 연구 자료 공유 글로벌 플랫폼인 ‘아이네추럴리스트(iNaturalist)’와 ‘레드리스트(RedList.org)’, ‘국제자연자원보전연맹(IUCN)’을 통해 피드를 받아 작가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거쳐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통해 데이터 시각화되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관람객들은 멸종된 종에 대한 정보와 연결되는 다양하고 새로운 세계 각지의 관찰 장소를 함께 볼 수 있으며, 지구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경외심은 물론 경각심도 함께 인지하는 직설적 체험을 통해 인간이 지구의 가장 근원적 상호작용 매개체임을 여실히 보여 준다. ‘나의 집이었던 곳’은 부산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기획전시 시리즈 ‘소장품 섬’의 2024년 첫 번째 전시 참여작으로 만나볼 수 있다.

참여 작가 마크 리(Marc Lee, 1969년생)는 스위스 취리히(Zurich)와 바젤(Basel)의 예술대학(University of Art and Design)에서 각각 뉴미디어와 설치미술을 전공하고, 다양한 국제 전시 참여 경험과 함께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간과 자연, 기술 융합 환경과 미래 등 생물다양성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를 통한 데이터 시각화 작업과 함께 다양한 지구촌 변화의 인간 매개체적 상호관계를 근간으로하는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주요 참여 전시와 수상 경력으로는 2022 스위스 미디어아트(Pax Art Awards)에서 HEK 수상(바젤, 스위스), 2022년 Infrastrukturen-Galerie für Gegenwartskunst E-Werk(프라이브루크, 독일), 2022년 Ecological Integration 베이징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베이징, 중국), 2022년 GMap Inaugural Exhibition Digital Resonance(광주, 한국), 2021년 Stormy Weather(Centre culturel suisse, 파리, 프랑스), 2019년 Me Myself & I, Happy Screen(아트센터나비, 서울, 한국), 2019년 Non-Places(런던, 영국), 2019년 Ars Electronica Animation Festival(린츠, 오스트리아) 등이 있다.

하상민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