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화물 복합 공항 위해 활주로 2본 필수 [리뉴얼 부산]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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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활주로 1본 개항
“기능 축소돼 취지 훼손” 비판
환승객 불편·화물량 증가 감안
시, 이달 중 2본 구상 발표 예정

가덕신공항 일대를 공항 경제권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덕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가덕신공항 일대를 공항 경제권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덕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가덕신공항은 협소한 공항이다. 활주로 1본에다 그 옆에 바로 붙은 여객터미널, 주기장, 화물터미널, 승객 주차장 등 사실상 공항의 기본 요소만 갖춘 공항이라 할 수 있다. 여유부지는 거의 없다. 이 같은 공항이 구상된 것은 결국 공사비 때문이다.

그러나 가덕신공항이 여객과 화물의 복합 공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활주로 2본을 갖춘, 제대로 된 공항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해공항은 3200m와 2700m 활주로 2본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가덕신공항은 3500m 활주로 1본으로 개항하게 된다. 이는 해상매립에 따른 높은 건설 공사비를 감안한 것이다. 부산시도 가덕신공항 유치를 추진할 당시, 활주로 1본을 내세웠다. 불가피했던 일로 보인다. 가덕신공항에 대한 수도권 지역의 극심한 반발과 지방공항에 대한 비하 여론으로 인해 가덕신공항 유치가 불투명할 당시, 가덕신공항 유치 자체가 시급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국회에서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가덕신공항을 활주로 1본만 한다면 김해공항 확장안의 V자형 활주로와 어떤 차이가 있나”며 “오히려 가덕신공항 기능이 축소돼 원래 취지는 온데간데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가덕신공항이 완공된 후, 김해공항의 국내선 기능도 점차 가덕신공항으로 옮겨와 가덕신공항이 완전한 국제·국내선 공항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활주로 2본이 필수적이다.

가덕신공항이 향후 김해공항의 국내선 기능을 이전 받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토부 역시 2020년 당시 가덕신공항을 반대하면서 내세운 논리 중 하나가 “국제선·국내선을 분리하면 항공사들이 두 곳에 영업 지점을 둬야 하고 승객 역시 환승에 따른 불편함이 크다”는 것이었다. 부산대 도시공학과 정헌영 교수는 “가덕신공항에 활주로 2본을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한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정부 논리 때문”이라며 “화물 처리량 증가를 감안하고, 국제선·국내선 통합 운영을 위해서는 활주로 2본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달 중 활주로 2본에 대한 구상을 상세히 밝힐 예정이다. 먼저 활주로 1본으로 공항을 완공하되, 완성 후 곧바로 추가 활주로를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발표한 기본계획에 가덕신공항의 항공 수요를 2065년 기준 여객 2326만 명에 화물은 33만 5000t으로 잡았는데, 특히 화물 처리량을 매우 적게 잡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부울경에서 발생하는 항공화물도 거의 전부 인천공항을 통해 국외로 나가고 있는데, 가덕신공항이 건설되면 전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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