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제계 새해 키워드는 '위기 극복'
기업 대표들, 신년사 통해 다짐
고금리·저출산에 엑스포도 불발
"새로운 길 열어 미래 창조해야"
지역 인재 육성 지속성장 도모
부산 기업 및 경제계 대표들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새해 화두는 ‘위기 극복’이었다. 고금리·고물가, 제조업 위기 등 힘겨운 외부 환경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들은 고객 중심의 변화와 체질 개선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화인그룹을 이끌며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장인화 회장은 지난 2일 오후 부산상의 주최로 열린 ‘2024 신년인사회’에서 엑스포 유치 불발의 후유증을 이겨내고 글로벌 허브도시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장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엑스포 유치가 불발로 끝나 큰 아쉬움을 남겼지만 정부와 대기업이 나서서 세계 180여 국가에 부산을 홍보한 적은 전례가 없다”며 “이는 부산 경제가 관광마이스 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회장은 또 “올해 지역 경제계는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한다는 뜻의 ‘개신창래(開新創來)’를 가슴에 새기고, 지역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 지역현안과 함께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지역기업 사업다각화 선도 등 부산경제의 미래 청사진을 새롭게 그려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SNT그룹 최평규 회장은 3일 ‘2024년 신년사’를 발표하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역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청년들의 제조업과 지방 기업 취업 기피현상 심화로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면서 국가경제성장 정체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럼에도 우리는 흔들림 없이 미래를 준비하며, 지속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맞춰 미래지향적 조직과 인력구조로 재편하는 동시에 지역 인재 육성과 청년 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고금리·고물가의 글로벌 복합 경제위기가 가속화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정중여산(靜重如山)’ 자세와 항상 겸손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우리만의 고객 가치를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SNT 창업 45년 새역사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은 지난 2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올해를 ‘백년 기업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 해’로 정했다. 어려운 외부 환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효율 중심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선순환 투자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 경영과 성장 목표를 내재화한 성장 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낡은 것은 토해내고 새로운 것은 받아들인다는 ‘토고납신(吐故納新)’의 자세로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화승 현승훈 회장은 별도의 신년사 없이 창립 70주년이던 지난해 말 송년인사회를 통해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화승이 70년 역사를 넘어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새로운 패러다임 혁신을 한순간도 게을리해선 안된다고 했다. 현 회장은 “70년간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슬기롭게 높은 파고를 헤쳐왔다”며 “이제 우리는 가슴에 와 닿는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화승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행동으로 보여주는 실천의 혁신, 성과로 보여주는 실물의 도전으로 100년 화승의 미래를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