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출신 총선 앞으로…부산 각 지역구 대거 등록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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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호윤(사하을), 김유진(부산진을), 김인규(서동), 이창진(연제). 왼쪽부터 정호윤(사하을), 김유진(부산진을), 김인규(서동), 이창진(연제).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대거 출마해 눈길을 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이던 20대와 21대 총선에서는 청와대 출신임을 내세운 부산지역 예비후보가 2~3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4일 현재 국민의힘 이창진(연제), 정호윤(사하을), 김유진(부산진을), 김인규(서동) 등 이미 9명의 ‘전·현직 대통령실 출신’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처럼 부산 지역 내에서 대통령실 출신 인사의 도전이 늘어난 건 일종의 ‘학습 효과’라는 분석이다. 총선 때마다 대통령실 출신 경력은 부산 선거에서 긍정적인 이력으로 평가 받았고, 그간 이를 앞세워 당선된 의원들 역시 지역에 뿌리를 깊게 내린 덕이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3인방’ 박재호(남을), 최인호(사하갑), 전재수(북강서갑)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권 핵심에서 일한 경력과 대통령실과의 네트워크를 갖춘 후보라면 지역구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도 지역 유권자 사이에서 크게 작용했다는 게 부산 정가의 설명이다. 이들 비서관과 행정관 출신에 대한 기대 심리는 대통령실도 마찬가지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윤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진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대거 여의도에 입성하면 후반기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국적으로 이번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 주변에서만 34명이 총선에 앞서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이 같은 대통령실 출신 인사의 낙향에 마뜩잖은 반응을 보이는 이도 상당하다. 대부분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를 꾸려온 여야의 지역 활동가들이다. 일부에서는 ‘장관급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대통령실 출신이 줄줄이 내려오면 누가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지역 당 조직 관리를 하려 들겠느냐’는 비판도 내놓는다.

서부산에 출마 예정인 한 여당 예비후보는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대통령을 위할꺼라면 서울 험지로 출마해야지 왜 줄줄이 영남으로 내려와서 으스대는지 모르겠다”며 “한 두달 반짝 지역에 얼굴만 비추고 배지만 챙겨서 상경한다면 그동안 지역에서 현안을 고민하고 지역민과 스킨십해온 사람은 뭐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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