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샌디에이고, 고우석 영입 공식 발표…한국말로 “환영합니다”
보도자료·공식SNS 통해 계약 소식 공개
옵션 포함된 2년 총 450만 달러
MLB 불펜 투수 평균 수준 연봉
고우석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것”
처남인 SF의 이정후와 맞대결
마무리 투수 고우석(25)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은 4일(한국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오른손 불펜 투수 고우석과 상호 옵션이 포함된 2년 계약을 맺었다”면서 “이 계약은 A.J. 프렐러 단장이 직접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샌디에이고가 고우석과 계약기간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59억 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고우석은 2024년 연봉 175만 달러(23억 원), 2025년 225만 달러(29억 원)를 받는다. 옵션이 발동돼 계약이 연장되면, 고우석은 2026시즌 300만 달러(39억 원)를 수령한다. 옵션이 실행되지 않으면 전별금 성격의 바이아웃 50만 달러(6억 5000만 원)가 주어진다.
세부 옵션 내용도 공개됐다. AP 통신은 “고우석이 출전 경기 수, 성적에 따라 각종 보너스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3년 동안 총 240만 달러의 옵션이 걸린 셈이다. 고우석은 또한 2025시즌 자신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로 떨어지지 않는 ‘거부권’을 계약 내용에 포함했다.
원소속팀 LG 트윈스가 받는 포스팅 금액은 고우석의 성적에 따라 달라진다. 한미 계약 선수 협정에 따르면, 계약 보장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이면 MLB 구단은 계약금의 20%를 원소속 구단에 이적료 성격으로 준다. 여기에 선수가 계약 옵션을 달성해 보너스를 받게 되면, 원소속구단은 급여 또는 보너스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 이적료로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LG는 포스팅 금액으로 보장 연봉 400만 달러의 20%인 80만 달러와 보너스 성격의 바이아웃 50만 달러의 15%인 7만 5000달러를 합해 87만 5000달러(11억 5000만 원)를 기본 이적료로 받는다.
고우석이 옵션 내용을 모두 채워 2026시즌 연봉 300만 달러와 옵션 240만 달러를 합쳐 총액 940만 달러를 수령하게 되면 LG는 옵션으로 실행된 총액 540만 달러의 15%인 81만 달러에서 바이아웃 옵션 50만 달러의 15%를 뺀 73만 5000달러(9억 6000만 원)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러면 LG가 받는 최대 금액은 161만 달러(21억 원)로 불어난다.
고우석에 대한 대우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2024년 MLB 최저 연봉은 지난해보다 2만 달러 오른 74만 달러(9억 7000만 원)이고, 지난 시즌 MLB 전체 불펜투수 평균 연봉은 231만 8772달러(30억 원)였다. 고우석은 MLB 불펜 투수 평균 수준의 몸값을 받게 되는 셈이다. 고우석은 2023년 LG에서 4억 3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또 고우석은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빅리그에 진출한 7번째 선수가 됐다. 투수로 한정하면 류현진(36), 김광현(35·SSG 랜더스)에 이은 3번째다. 류현진,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뛰다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구원 투수로는 고우석이 처음이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고우석은 2023년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44경기에 구원 등판해 9이닝당 탈삼진 12.1개,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올렸으며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79, 우타자를 상대로는 0.286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고우석은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지은 마지막 투수였다”며 “올해 초엔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29)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지만 (부상으로) 등판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또 고우석의 영어 발음을 ‘OOO-suck-go’(우-석-고)라고 소개했다. 고우석의 영어 명인 ‘woo suk go’의 세 음절이 모두 영어권에서 익숙하지 않아서로 해석된다. 구단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서도 계약 소식을 알렸다. 구단은 한글로 ‘고우석 선수, 샌디에이고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의 합성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고우석은 친정 팀인 LG 트윈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LG에 감사하다”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샌디에이고 구단에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또 고우석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좋은 모습으로 모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입단 2년 차인 2019년부터 팀 주전 마무리 투수로 도약해 LG 뒷문을 지키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40세이브를 달성했다. 7시즌 통산 성적은 354경기 368과 3분의 1이닝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401탈삼진 163볼넷 평균자책점 3.18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7시즌을 채워 포스팅 시스템 신청 자격을 갖춘 고우석은 빅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LG 구단은 계약 총액을 보고 승낙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조건을 걸었고, 당초 설정한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 액수가 나왔으나 선수의 미래를 위해 MLB 진출을 허가했다. 극적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된 고우석은 ‘처남’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맞대결할 기회까지 잡았다.
LG 차명석 단장은 “고우석은 KBO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MLB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고, 잘 적응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좋은 성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MLB 선수로 활약하길 기대한다. 고우석 선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