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급습 피의자, 유치장서 <삼국지> 읽어… 프로파일러, 투입 예정
언론 앞에서도 연일 당당한 태도 유지
"자신을 영웅시 하는 과대망상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급습한 피의자 김 모(67) 씨가 유치장에서 <삼국지>를 읽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는 김 씨가 본인의 행동을 영웅과 동일시하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4일 오후 1시께 이 대표를 급습한 피의자 김 모(67) 씨는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부산지방법원으로 향했다. 김 씨는 연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면서 “이재명 대표를 왜 살해하려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빳빳한 자세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부산지검 호송출장소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린 이후에는 “이 대표를 왜 공격했냐”는 질문에 “경찰에 제출한 8쪽짜리 변명문을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김 씨는 경찰 호송 등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 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지난 3일 0시께 연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김 씨는 유치장 안에서도 별다른 흔들림이 없었다. 김 씨는 경찰서 내부에 비치된 <삼국지>를 읽으며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해나 폭력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끼니도 거르지 않고 잠도 잘 자는 등 태연하게 생활하고 있다. 보통 중범죄 사건 피의자는 불안한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잦은데 김 씨는 그렇지 않았다.
이러한 김 씨의 행동은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포착된 바 있다. 당시 김 씨는 이재명 대표를 피습하고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도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모자로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피의자라기엔 지나치게 당당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김 씨의 당당한 태도와 무협지를 탐독하는 모습에서 본인을 영웅적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과대망상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얼굴 공개를 꺼리지 않는 모습도 일종의 ‘자랑’을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김 씨가 ‘확신범’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확신범이란 정치·종교·사상 등 신념을 바탕으로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을 일컫는다. 형량을 높이는 불리한 행동인데도 경찰 조사에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은 스스로 계획을 실현해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라는 해석이다.
동의대 최종술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김 씨 스스로는 옳고 떳떳한 일을 했을 뿐인데 왜 문제가 되느냐는 심리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대표를 해친 본인의 행동이 영웅적이라는 과대망상에 빠져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 씨에 대한 전반적인 심리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씨는 양호한 정신상태를 유지 중이며 불안을 느끼거나 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치료 기록 등 정신 병력도 확인 중이며, 현재까지 사이코패스 검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