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한앤컴퍼니 승소 판결
"소비자 신뢰 회복하겠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연합뉴스

남양유업 오너 일가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 사이에 벌어진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이 한앤컴퍼니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4일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앤코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7만 8938주(합계 지분율 52.63％)를 한앤컴퍼니에 넘겨야 한다.

대법원은 “원고(한앤컴퍼니)가 피고들 가족(홍 회장 일가)의 처우 보장에 관해 확약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한 원심 판단에 처우 보장에 관한 사전 합의의 성립,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해제·무효·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으나 홍 회장 측은 같은 해 9월 1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측의 일방적 계약 해지가 무효라며 계약대로 주식을 넘기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홍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보수를 지급하며 홍 회장 부부에게 ‘임원진 예우’를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계약이 무효라고 맞섰다.

이로써 남양유업은 60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는 주로 기업의 지분 인수 후 성장시켜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되파는 ‘바이아웃’ 형태의 전형적인 사모펀드다.

앞서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했다가 기업 가치를 높여 5년 만에 인수 가격의 두 배 넘는 가격에 매각했고 최근에도 SK해운 등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 기업들을 인수했다.

한앤컴퍼니는 앞으로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남양유업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 개선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