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PF 우발채무 우려...롯데 "유동성 충분히 확보"(종합)
1년 내 만기 도래 차입금 비중 상당
우발 채무 고려 유동성 위기 우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신청한 데 이어 시공 능력 8위의 롯데건설마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지역에 굵직한 현장이 많은 롯데건설이기에 지역사회의 우려도 그만큼 커진다.
하나증권은 4일 롯데건설에 대해 1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 채무를 고려하면 유동성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승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태영건설과 롯데건설은 도급 PF 규모가 크고 1년 내로 돌아오는 PF가 유동성보다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양호하지 않은 지역에서의 도급 PF를 보유하는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도 지녔다”고 분석했다. 특히 롯데건설에 대해 “올해 1분기까지 도래하는 미착공 PF 규모는 3조 2000억 원”이라며 “지역별로 미착공 현황을 보면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착공 PF는 지난해 1분기 기준 약 2조 5000억 원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청약 결과가 부진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서울 외 지역에서의 본 PF 전환 가능성을 다소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2조 5000억 원 모두 채무 인수하거나 자금 보충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롯데건설의 유동성으로 보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롯데건설의 보유 현금은 2조 3000억 원 수준이며, 1년 내 도래하는 차입금은 2조 1000억 원”이라며 “여기에 1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우발 채무를 고려했을 때 현재 유동성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대연3구역, 양정3구역, 가야역 주상복합, 북항 드메르 등 부산지역에서 굵직굵직한 다수의 신축 공사를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시공 순위 최상위권 진입을 위해 부산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수주를 너무 늘렸다고 본다”며 “태영에 비해 계열사를 많이 갖고 있어 지금까지는 견뎌왔지만 우발 채무가 불어난다면 점차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롯데건설 측은 PF 우발채무에 대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해소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 2000억 원 중 2조 4000억 원은 1월 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으로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8000억 원에 대해서는 1분기 내 본 PF 전환 등으로 PF 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다.
또 지방 사업장의 경우에도 해운대, 센텀 등 도심지에 위치해 분양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분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 1조 6000억 원의 PF 우발채무를 줄였고, 전년말 대비 차입금 1조 1000억 원과 부채비율 30% 이상을 감소시켰다”며 “현금성 자산 2조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돌아오는 차입금은 1조 8000억 원으로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다”고 전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