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는 이런 것” …주민들이 마을 역사 담은 동화책 발간
지난 20일 부전동 테마동화 <무지개빛 벽화지키기 대모험> 발표회
송상현광장, 부산시민공원 옛 역사 등 소개
“옛것과 새것 어우러져 공동체 정신 넘치나길”
“부전1동 마을 역사와 지명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이 주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애정을 높이고, 후대에 역사 자료로 남길 바랍니다.”
지난 20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1동(동장 허소미) 주민센터 5층에서 마을 유래와 향토 문화 자원을 소개한 부전동 테마 동화 <무지개빛 벽화지키기 대모험> 발표회가 열렸다. 이는 주민자치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부전1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새로운 시도다.
동화책은 부전1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허명희)와 부산진구 부전 청소년센터(센터장 박용성) 학생들이 거주 주민들에게 직접 마을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 등을 인터뷰하며 만들었다. 특히 지역 대학생과 고교생들이 합심해 동화 시나리오와 삽화를 창작하고 양정청소년수련관과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 삽화를 그렸다.
이날 행사는 부산진구 박희용 시의원, 성현옥 구의원과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먼저 동화 만들기 프로젝트 참여한 학생들에게 자긍심을 주기 위해 표창장을 수여하며 격려했다. 허명희 위원장의 축사에 이어 동화책 제작 배경과 과정, 내용 소개, 참여 청소년과 편집장, 위원 등이 소감을 발표하며 주민들에게 애향심을 전달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발간된 책은 지난해 4월부터 8개월의 짧은 작업으로 하드 커버 64페이지로 엮어 졌다. 예산은 주민자치회형 주민참여 예산 1000만 원으로 마을에 대한 자긍심과 주민자치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기획됐다.
책은 마을의 요정 ‘부전이’가 지키는 낡고 오래된 벽화를 시작으로 의미 있는 장소와 공간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매년 부전동 경로당에서 지내는 당산제의 이야기 △임진왜란 때 왜군과 맞선 지금의 송상현광장이 자리한 ‘모너머 고개’ △미군 부대 ‘하야리아’가 있던 부산시민공원 △1932년 개통한 교통요충지 부전역 △1975년 개장한 부산에서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부전시장 등 마을의 역사와 자원, 오래된 이야기를 우선했다.
허명희 위원장은 “동화책은 부전동과 주변 마을을 배경으로 마을의 정체성으로 되새기고 옛 문화를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져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웃어른을 공경하고 젊은이들이 소중히 여기는 공동체 정신이 흘러넘치는 부전1동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주민들에게는 마을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입주민들에게는 마을의 역사와 이웃 간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매체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책은 부전1동 마을, 기관, 단체와 도서관, 학교 등에 공익적으로 무료 배부해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희용 시의원은 “이번 마을 이야기 발간이 마을의 역사와 문화 가치를 공유한 세대 간 공유물로 이용됐으면 좋겠다. 지역 의식을 강화하고 단단한 시민 문화 공동체 형성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앞서 부전1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부산진구 성지초등학교에서 제1회 부전1동 마을축제 ‘폴인부전’(부전에 빠지다)을 개최했다. 주민과 상인들이 주축이 돼 소통과 화합의 한마당을 마련한 이 축제는 1500여 명이 참가해 당시 “주민 축제가 아닌 구민 축제, 주민자치의 훌륭한 본보기”라는 호평을 받았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