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여행 소비는 ‘활활’… 팬데믹 이전 수준 육박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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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에도 수요 지속
일본·동남아 등 패키지 선호
국내 여행 수요도 꺾이지 않아
방한 외국인 관광객도 회복세

지난해 7월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의 모습. 부산일보 DB 지난해 7월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의 모습. 부산일보 DB

지난해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도 해외여행은 꾸준히 늘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 카테고리 거래액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의 92%까지 회복했다. 2022년 해외여행 거래액이 2019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 점에 비추면 눈부신 회복세다.

한국관광공사의 11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국민 해외관광객은 206만 명으로 2019년 같은 달의 99%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11월 국민 해외관광객은 2030만 명으로, 2019년 동기간 대비 77% 수준을 회복 중이다.

TV홈쇼핑 업체 GS샵은 지난해 최고 히트 상품으로 여행을 꼽으며 “사람들이 고물가에 외식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여행은 떠났다”고 분석했다. 여행 목적지별로 보면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비교적 단거리 여행지 패키지를 찾는 수요가 두드러졌다. 티몬에서 판매하는 일본 여행 패키지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거래액이 2019년 대비 10배 이상 급증하며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엔저 현상으로 여행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폭발적인 국내 여행 증가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티몬의 국내(내륙) 여행 거래액은 2019년에 비해 오히려 31% 늘었다. 제주 여행은 98% 급증했다.해외여행이 막힌 팬데믹 기간 국내로 방향을 튼 여행 수요가 엔데믹에도 꺾이지 않은 셈이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비용 절감 노력,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국내 여행 활성화 대책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되지만, 국내 여행에 대한 시민의 인식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몬 관계자는 “팬데믹은 국내 여행의 가치를 재발견한 계기였다”며 “사람들이 국내에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국내 여행 선호도가 부쩍 높아진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유통업계는 이런 ‘보복 여행’ 추세가 올해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이달부터 적용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하 소식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유통업계는 올해 여행·관광 시장이 정상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보고 여행 사업 부문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한편,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1만 4990명이었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76.6%의 회복률이다. 지난해 11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19만 242명이었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89.47%로, 전국 평균보다 더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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