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출마 의지… 반응은 냉랭
중·영도 정계복귀 결심 연일 피력
“국민의힘 쇄신 망친다” 비판 고조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현역 의원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부산 중·영도 총선 출마 결심을 굳혀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자신이 불출마 의사를 번복할 만큼 출마 명분이 있는 것도 아닌 데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지향하는 '세대 교체' 움직임을 정면으로 거스른다는 점에서 그의 '정계 복귀'에 대한 당내 시선은 냉랭하기 그지 없다.
김 전 대표는 8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는 이런 타락한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역할을 해야 되겠다는 결심을 굳혀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민들이 그의 총선 출마를 원하고 있다며 연일 출마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6선 의원 출신의 김 전 대표는 19, 20대 의원을 지낸 부산 중·영도 지역구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과거 70세 이후에는 선출직에 안 나서겠다고 한 발언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것 때문에 지금 결심을 좀 망설이고 있는 중"이라고 했지만, 주변에서는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총선 전 정계 복귀설에 대해 "70살 넘어서 표 달라고 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고 언급하는 등 수차례 자신의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 받은 황보승희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여건이 변하자, 중영도 지역을 자주 찾는 등 본격적인 출마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총선 위기론에 휩싸인 당이 '쇄신 공천'을 통해 반전을 모색하는 와중에 김 전 대표와 같은 '올드 보이'의 재등장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게 당내 중론이다. 특히 부산 정치권 후배인 장제원 의원이 총선 승리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까마득한 선배인 김 전 대표가 현역으로 뛰겠다고 나서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역 내 반발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김 전 대표가 지역민들의 출마 요구가 쇄도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과장된 표현"이라며 "그의 정계 복귀는 당 쇄신 움직임에 재를 뿌리는 행위이자, 정치 후퇴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역 여권 인사도 "김 전 대표가 측근 인사를 통해 당내에 출마 의사를 전했지만, 부정적인 반응만 얻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