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에 젊은 층 유입 늘자 정치 지형도 변화 [우리 동네 총선 라인업]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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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

재개발 등 영향 여당 색깔 옅어져
현역 교체 기대 당내 도전 잇따라
민주당은 지역위원장 후보 확실시
“이변 없다·해볼 만하다” 엇갈려

동래구는 부산 18개 선거구 중에서도 보수 여당이 ‘텃밭’으로 규정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재개발 등으로 젊은 층 유입이 지속되면서 그 색깔이 점차 옅어지는 중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다소 박한 평가가 겹치며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세 확장’ 기대감을 높게 가지고 있다. 원도심으로의 야당세 확산을 막기 위해 이 지역을 사수해야 하는 국민의힘 내에서는 벌써부터 현역과 원외 도전자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동래구 현역은 국민의힘 초선 김희곤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한 이진복 전 대통령 정무수석의 보좌관 출신으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김 의원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에 힘을 보탰고, 지난 연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부산시 국비 확보에도 역할을 했다.

그러나 부산 초선들을 향한 ‘존재감 부족’이라는 비판에서 김 의원 역시 자유롭지 못한 데다, 3년의 의정 활동 기간 지역민에게 내세울 뚜렷한 성과 또한 찾기 어렵다는 평가는 아픈 부분이다. ‘공천 성적표’격인 지난 당무감사에서도 부산 의원 중 하위권에 속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태다. 김 의원은 “당무감사 하위권 얘기는 낭설”이라며 “부산 현안과 법안에 대한 의정 활동에 힘을 쏟았고 당에 헌신해온 만큼 총선에서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역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원외 도전자들의 출사표가 잇따르면서 공천 경쟁이 불붙는 양상이다. 이 중 서지영 전 국민의힘 중앙당 총무국장은 지난 총선 당시 김 의원과 박빙의 경선 승부를 벌인 바 있다. 중앙 무대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당무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강점이며, 특히 부산 여권에 귀한 ‘여성’ 인재로 주목받는다. 현역이 버티고 있음에도 구의회 의장 등 지역 내 지지 기반도 갖춰가는 모습이다.

판사 출신의 권영문 변호사는 한양대와 부산대 법과대학원을 수료하고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지낸 뒤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부산시 정책고문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송긍복 대동학원·은석학원 이사장과 함께 ‘정치 신인’의 참신함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에선 21대 총선에 이어 박성현 동래구 지역위원장의 본선 진출이 확실시된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S&T대우(주) 경영본부장을 지내다 지난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박 위원장은 당시 김 의원(51.85%)과 붙어 42.78%를 득표했다. 동래구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박 위원장은 중앙당 상근부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최근 동래구의 지형 변화도 총선 변수로 여겨진다. 대규모 재개발과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청년층이 동래구에 유입되는 점은 민주당에겐 호재로, 여당엔 악재로 다가온다. 실제 민주당 내에선 자체 조사 결과, 부산 민주당 현역 지역을 제외하고 동래구가 상대적으로 총선 분위기가 좋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위원장은 “동래 지역 분위기가 민주당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역 기반을 잘 닦아온 만큼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국민의힘은 이를 “민주당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당 핵심 인사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출렁였던 지지율이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다시 ‘정상화’되고 있다”며 “동래구 같이 전통적으로 우리 당을 지지한 지역에서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현 정부 지지율이 과거 보수 정권 지지율에 못 미치는 데다, 유권자 지형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는 만큼 보수 텃밭 지역일지라도 인물 경쟁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힘겨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지역 여권 인사는 “동래구도 더이상 국민의힘이 막연하게 안심할 수 있는 지역구가 아니다”라며 “최상의 카드를 내놓지 못하면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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