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고래밥이 너무 먹고 싶어요”… 단종된 과자 구해준 ‘산타 간호사’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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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 최다정 간호사
3세 환아 위해 제조사에 직접 부탁
오리온 연구소서 수작업 생산

오리온이 환아를 위해 특별히 다시 제조한 '딸기 고래밥' 이미지.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연합뉴스 오리온이 환아를 위해 특별히 다시 제조한 '딸기 고래밥' 이미지.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연합뉴스

어린이병원에 입원한 3살 아동을 위해 단종된 과자의 생산을 제조사에 직접 부탁해 특별한 선물을 안긴 부산대어린이병원 '산타 간호사'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9일 양산부산대병원에 따르면 부산대어린이병원 소아집중치료실에 근무 중인 최다정 간호사는 지난달 15일 부산대어린이병원에 입원한 만 3세 남자 환아를 위해 오리온에서 생산을 중단한 '딸기 고래밥'을 구해 직접 전달했다.

이 아이는 소아집중치료실에서 입원한 후 며칠간 금식하다 겨우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상태였다. 소아집중치료실에는 부모가 간병인으로 들어갈 수 없다. 사실상 간호사가 부모 역할을 해야 하는 셈. 최 간호사가 가장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라고 하자 딸기 고래밥을 꼽았다.

딸기 고래밥을 처음 들어본 최 간호사는 딸기 고래밥을 검색했다. 딸기 고래밥은 2022년 출시 당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봄 시즌 한정 제품으로 현재는 제조사가 이미 판매를 중단한 상태였다. 최 간호사는 온라인은 물론 주변 마트들에게 전화를 돌려가며 딸기 고래밥을 찾았지만 이미 판매가 중단된 제품의 재고가 있는 곳은 없었다. 마지막 희망으로 최 간호사는 고래밥 제조사인 오리온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다.

오리온 고객센터는 최 간호사의 사연을 보고는 특별히 과자를 생산해 보내주기로 했다. 문제는 시즌 한정 제품으로 출시를 했기에 딸기 고래밥을 생산할 라인이 없다는 것. 오리온 측은 생산 라인이 아닌 연구소에서 수작업으로 과자를 만들어 양산부산대병원에 전달했다. 제조사는 특히 아픈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 만큼 연구소를 통해 미생물 검사까지 확실히 수행하는 등의 정성을 더해 아주 특별한 과자로 재탄생시켰다. 완성된 딸기 고래밥은 다른 여러 과자 상자들과 함께 부산대어린이병원에 입원한 이 아동과 다른 어린이들에게 전달돼 큰 기쁨을 선사했다. 딸기 고래밥이 먹고 싶었던 3세 환아는 현재 퇴원한 상태다.

최 간호사는 "아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의료진이 환아와 보호자에게 또 다른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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