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탄은행’ 인기에 훈훈해지는 부산 겨울
28일까지 가온아트홀서 공연
공연 호평에 단체관람 문의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연탄과 음식을 나누는 사회복지법인 ‘부산연탄은행’의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연극(<부산일보> 2023년 12월 22일 자 16면 보도)이 최근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흥행 중이다. 공연에 감동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연탄은행을 후원하는 등 추운 겨울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데우고 있다.
9일 부산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처음 공연을 시작한 연극 ‘연탄은행’을 관람한 관객은 3주 만에 500명을 훌쩍 넘었다. 최근 블로그, 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추천 후기가 올라오면서 관람객 사이에서 입소문도 퍼지는 모양새다. 연령대에 관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혀 단체관람 문의도 이어진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연극 연탄은행은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는 새로움을 준다.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 이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이웃 간의 온정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았다는 호평이 더해지면서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 관람객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현장감이 넘쳐 좋은 연극이었다”며 “연극 덕분에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어 감동했고 기분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아파도 아파할 수 없었던 그때 그 시절을 다시 보러 온 그들의 인생길을 잘 표현한 공연”이라며 “공연을 보면서 눈물도 찔끔 나고 웃음도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 후원금과 함께 응원메시지를 연탄은행에 전달해 추운 겨울 부산을 따뜻하게 데우는 모습이다.
연극 ‘연탄은행’은 오는 28일까지 공연을 진행한다. 이번 공연은 무료로 공연을 감상하고 자유롭게 관람료를 지불하는 ‘후불감동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민들은 연극을 본 뒤 관람료를 지불하거나 1만 원의 사전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다. 공연 수익금은 부산연탄은행의 운영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공연은 매주 평일 오후 7시, 토·일요일은 오후 3시와 6시 부산 가온아트홀 2관에서 열린다. 티켓은 인터파크, 네이버 티켓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연극을 본 관객들의 반응이 연탄처럼 뜨거울 정도다. 최근에는 연탄을 나눠드리는 어르신 20명과도 연극을 함께 관람했는데 매우 좋아하셨다”며 “연탄은행이 이런 좋은 일을 하는지 몰랐는데 연극을 보고 앞으로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공연 기한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시민들이 많이 보러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