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안 먹는 젊은 세대… “소비 활성화 대책 시급”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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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부산의 대표적 수산물인 고등어의 맛과 우수성을 알리는 '제10회 부산 고등어 축제'가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린 모습. 부산일보DB 2017년 부산의 대표적 수산물인 고등어의 맛과 우수성을 알리는 '제10회 부산 고등어 축제'가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린 모습. 부산일보DB

국내 수산물 소비 증가세가 최근 10년간 정체하면서 ‘수산물 소비의 날 지정’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수산물보다 육류를 더 선호했는데 그 이유로는 ‘가격’과 ‘편의성’이 꼽힌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우리나라 수산식품 소비 활성화 방안 마련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KMI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수산물 소비 시장이 최근 10여 년간 성장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KMI 관계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 수급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어패류 연간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 2006년에 역대 최고치인 43.5kg을 기록했지만 이후 늘고 줄기를 반복하다 2020년에는 41.3kg까지 감소했다”고 말했다.

국내 수산물 소비가 성장을 멈춘 원인으로는 전 세대에 걸쳐 수산물보다 육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KMI는 지난해 7월 3일부터 일주일 동안 국내 수산물 소비자 1000명에게 설문조사를 벌였다. 응답자 중 72.6%는 수산물을 ‘좋아한다’고 답했지만, 정작 육류와 비교하면 수산물보다 육류 위주로 소비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육류 선호 현상은 젊은 세대일수록 뚜렷했다. 세대별로 육류 대비 수산물 소비 빈도를 조사한 결과,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는 육류보다 수산물을 더 선호했지만 X세대(1970년대)부터 육류를 더 많이 소비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육류 선호 빈도는 더욱 높았으며, ‘가격’과 ‘편의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세대별로 수산물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을 보면 베이비붐 세대는 ‘신선도’, ‘원산지’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가장 최근 세대인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는 가격, 손질·조리·섭취의 편리성, 브랜드 등을 꼽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경. 부산일보DB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경. 부산일보DB

이에 KMI는 보고서에서 △수산 식품 소비 활성화의 날 지정 △생애주기별 수산 식품 소비 가이드라인 개발 △퓨처 시푸드 지정 등 정책을 제안했다.

수산 식품 소비 활성화의 날 지정은 삼겹살 데이(3월 3일), 로즈 데이(5월 14일), 가래떡 데이(11월 11일)처럼 수산물 먹는 날을 정해 관심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실제 장미와 돼지는 기념일마다 인터넷에서 관심을 받으며 10~20% 이상 소비 촉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별 수산 식품 소비 가이드라인 개발은 육류와 비교해 수산물이 가진 장점을 알리자는 취지다. 나이별로 필요한 영양 성분과 이에 해당하는 수산물을 안내해 소비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또한 가격과 편의성, 접근성을 충족한 수산물에 인증 마크를 붙이는 ‘퓨처 시푸드’ 제도를 도입하면 젊은 세대의 수산물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KMI는 전망했다.

연구를 맡은 KMI 해외시장분석센터 한기욱 팀장은 “인구 구조 변화 및 젊은 세대 중심의 육류 선호 현상 등으로 국내 수산물 소비 시장의 양적 성장세가 ‘성장 국면’에서 ‘성숙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생산뿐 아니라 소비 중심의 정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수산물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본 계획과 추진 과제 등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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