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세는 공모주? 대어급 줄줄이 증시 데뷔
에이피알 등 1조 이상 기업 공모
시총 15조 토스 상장 여부 관심
지난해 82개사 IPO 21년만 최대
가격 상승폭 확대로 상승 여력↑
지난해 하반기 증시를 달궜던 공모주 열풍 속에 올해도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따따블’(400% 상승) 종목이 등장하는 등 지난해 공모주 돌풍이 거셌던 만큼 올해 증시도 공모주가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를 준비 중인 조 단위 대기업은 2곳이다. 통상 IPO 시장에서 예상 시가 총액이 1조가 넘으면 대어급으로 분류된다. 증권가는 화장품, 피부 미용 회사인 에이피알과 선박 서비스 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전 HD현대글로벌서비스)이 상장 후 시가총액이 모두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다음 달 1~2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37만 9000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는 14만 7000 원~20만 원으로 이에 따른 총 공모액은 557억 원~758억 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 1149억 원~1조 5169억 원으로 추산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SM상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철회 이후 오랜만에 나오는 조선해운업 상장사다. 시가총액이 3조~4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2년 매출이 1조 333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 속에 조선업 호황인 올해가 기업 상장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주 열풍 기세를 이어갈 변수로 토스의 상장을 꼽는다. 시총 15조 원이 예상되는 금융 플랫폼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9일 증권사 입찰제안서 공모를 진행했다. 주요 증권사가 토스 IPO 입찰제안에 모두 참여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예상 기업 가치를 15조 원에서 20조 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는 대체로 기업 가치의 20~30% 할인을 적용해 공모가를 적용한다. 이를 적용하면 공모 후 시가총액은 12조~16조 원으로 예상한 셈이다. 토스는 빠르면 올해 말 상장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증시 부진 등으로 상장을 철회했던 유통 기업인 마켓컬리와 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 등의 움직임도 IPO 상승세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 기업 모두 대중성과 성장 가능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시총 이상의 파급력으로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IPO 열풍은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기업의 연이은 상장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 리츠 제외)은 82개사였는데 82개사 중 66개사 공모가가 희망 공모 밴드 상단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82개 사의 상장은 2002년 ‘IT붐’ 이후 가장 많았다. 이 중 LS머트리얼즈와 디에스단석, 케이엔에스가 상장일 ‘따따블(공모가 대비 400% 상승)’을 달성했다. 거래소가 지난해 6월부터 신규 상장일 가격 제한폭을 최대 400%로 확장하고 기술특례상장을 활성화 해 소프트웨어 반도체 업종 등에서 대거 상장에 나선 점 등이 공모주 열풍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어급 종목인 에이피알, HD 현대마린솔루션의 IPO 성공 여부가 향후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