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 경쟁력은 '재미'… "놀러 온 고객을 잡아라"
아트몰링 '플레이존' 북적
10·20대 방문객·매출 늘어
백화점, 즐기는 팝업 확대
대형마트도 체험 위주 리뉴얼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대형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미’ 요소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방 탈출이나 스튜디오 등을 입점시키면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대형마트도 비식품 매장을 대폭 줄이고 직접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식료품 매장을 대폭 늘리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백화점도 단순한 ‘팝업’ 보다 사진을 찍고 즐길 수 있는 팝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의 체류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결국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고객을 모으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아트몰링의 과감한 변화
부산 사하구 하단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아트몰링은 지난달 9층 전체를 ‘플레이존’으로 바꿨다. 당초 브랜드 가구가 입점해 있던 층 전체를 ‘노는 공간’으로 리뉴얼한 것이다. 기존에 사고, 먹고, 보는 기능에 노는 기능을 더하면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였다.
아트몰링은 하단 인근에 10대·20대 ‘MZ세대’의 놀이 공간이 부족한 만큼 이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업체를 유치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이 층에는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방 탈출 카페 ‘셜록홈즈’, 보드게임 카페 ‘레드버튼’, 인형뽑기샵 ‘롤리폴리’, 셀프 스튜디오 ‘씨잌’ 등이 오픈했다.
리뉴얼 한 달 만에 아트몰링에는 MZ세대의 발길이 늘고 있다. 전체 방문객 중 10대, 20대 연령의 증가율이 전년 대비 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몰링 관계자는 “보드게임 카페의 경우 주말에 40팀 정도가 대기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하단동은 10대와 20대 많은 지역임에도 젊은 세대가 놀 콘텐츠가 그동안 부족했다 보니 리뉴얼 이후 많은 분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8층에 오픈한 실내 흙놀이 유아 체험장 ‘고마워토토’에는 자녀를 동반한 고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전체 매출도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5% 늘었고, 이중 10대와 20대에서의 매출이 전년 대비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플레이존 오픈과 함께 1층에는 10·20대에 소구할 만한 폰케이스 매장, 중저가 슈즈 편집숍도 함께 오픈했다. 아트몰링 관계자는 “10대와 20대의 경우 구매 단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지 않지만, 최근에는 이 세대가 많이 모이는 곳에 브랜드들이 입점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백화점·대형마트도 변신 중
백화점들은 대형 팝업스토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지난해 11월 ‘포켓몬 윈터빌리지’를 열고, 지난해 12월에는 ‘디즈니 플러피 페스티벌’ 팝업 행사를 연달아 개최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지난해 12월 ‘스누피 홀리데이 팝업’을 개최했다. 특히 지난해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포켓몬 윈터빌리지의 경우 대형 피카츄 풍선이 들어서면서,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한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총 14일간 열린 행사 기간엔 약 4만 명 이상이 팝업스토어 현장을 방문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오픈 당시부터 전체 면적의 35%를 고객이 체험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후에도 2016년 센텀시티몰을 신축해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왔다. 지난해 2월에는 지하 2층 약 8879㎡(2700평) 규모를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로 꾸미면서, 이곳을 ‘MZ세대’가 선호하는 공간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이곳에서 유명 힙합 아티스트와 협업한 전시, 공연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형마트도 점점 고객에게 체험을 선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2020년부터 ‘복합몰’ 형태로 리뉴얼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식음, 엔터테인먼트 매장을 기존보다 대폭 늘리는 형태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