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민주당원 이낙연 전 대표 탈당의 변…‘방탄 정당’된 민주당은 ‘썩은 나무’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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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탈당 기자회견 ‘팬덤 정치’ 비판
“당내 비판자들 ‘수박’으로 모멸 받아
마음의 집 떠나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
탈당파 의원 ‘원칙과 상식’과 협력 천명
각자 창당 후 ‘제3지대’로 합류할 듯
이준석 신당 연대 가능성에 열린 입장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민주당이 1인·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 의원들과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며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썩은 나무’에 비유하며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뜻의 ‘후목불가조’를 인용하며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사당화’를 지적한 그는 ‘팬덤 정치’에 대해서도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수박’으로 모멸 받고 공격 받았다”고 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해 지난 10일 먼저 탈당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원칙과 상식’과 힘을 합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며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원칙과 상식’과의 구체적 협력 방식에 대해선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은 공동 창당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각각 창당 이후 합당하는 등의 통합방식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원칙과 상식’이 왜 나왔고 어떤 당을 만들려고 하는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이 전 대표는 그분의 (창당하는)뜻도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12일 (원칙과 상식)창당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원칙과 상식’ 탈당파는 우선 정태근·박원석 전 의원과 연대한 이후 ‘이낙연 신당’과 결합할 가능성이 높다.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정태근·박원석 전 의원이 (신당 참여 인사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의원들의 창당 작업은 결국 ‘제3지대’ ‘빅텐트’를 목표로 한다. 조 의원은 “기호 3번으로 모여야 된다는 것은 합당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제 정당이 함께 모이게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양쪽은 다 거대 정당인데 중간에 (신당이) 5, 6개 있으면 국민들이 선택을 못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도 실용 노선’을 고리로 ‘이준석 신당(개혁신당)’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 의원은 ‘이준석 신당(개혁신당)’ 측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이 ‘원칙과 상식’에 대해 “합리적 진보”라며 손을 내민 데 대해 “거기(개혁신당)도 합리적인 보수인 것 같으니까 좋게 본다”고 호응했다. 천 위원장도 “조 의원과 굉장히 많은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도 ‘이준석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열려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보수’라는 ‘이준석 신당’의 이념 정체성에 대해서도 “대중정당은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공통점을 추구한다”면서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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