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개항 즉시 활주로 2본 확장 착수”
11일 가덕신공항 비전 선포식
글로벌 관문·물류허브공항 실현
활주로 추가·부지 확대 공식화
사업비 확보·정부 설득 관건
빠른 시일 내 용역 착수키로
글로벌 허브도시 도약을 선언한 부산시가 ‘남부권 글로벌 관문공항’이라는 가덕신공항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29년 공항 개항 즉시 활주로 1본을 추가하는 2단계 확장에 나설 것임을 공식 천명했다. 현재 계획된 활주로 1본짜리 공항으로는 폭증하는 여객과 화물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반쪽 공항’으로 전락할 것이 명백하다는 판단에 따른 선제적인 조치다.
부산시는 면밀한 사업 계획 수립과 타당성 도출을 위해 이른 시일 내 관련 용역에 착수하기로 했다.
시는 1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가덕신공항 비전과 전략 선포식’을 개최하고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발전 전략을 공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 시는 가덕신공항을 ‘남부권 글로벌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과 함께 이를 실현하기 위한 4대 전략으로 △아시아 복합물류 허브공항 △세계 50대 메가허브공항 △글로벌 초광역 공항경제권 구축 △지방정부와 함께하는 공항을 제시했다.
시는 특히 가덕신공항이 여객과 물류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복합물류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3500m 활주로 1본을 짓는 현재의 국토교통부 ‘가덕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에 더해서 활주로 1본을 추가로 건설하는 공항 2단계 확장이 필요하다면서 강력한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시가 제안한 2단계 확장안은 터미널을 사이에 두고 현재 계획된 활주로 맞은편에 3200m 규모의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하고, 공항 부지 면적을 667만㎡에서 1102만㎡로 65%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시 계획대로 모든 화물기와 여객기가 내릴 수 있는 착륙 전용의 활주로 1본을 추가로 갖추면 사고나 유지보수와 무관하게 24시간 공항을 운영할 수 있고, 공항 기능과 규모도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국제선과 국내선 통합 운영도 가능해지면서 국토부 기본계획에 제시된 연간 2326만 명(2065년 기준)의 여객 수요의 배에 달하는 5800만 명이 이용 가능할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시는 2단계 확장 공사가 장기간 소요되는 만큼, 2029년 1단계 준공 후 곧바로 2단계 확장에 나서 2031년 공사에 들어가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박 시장은 “2029년 가덕신공항이 완공되고 신공항을 연결하는 남부권 광역교통망이 구축되면 여객 수요가 폭증하는 것은 물론,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 위상을 갖추게 돼 2단계 확장에 대한 필요성이 곧바로 제기될 것”이라며 “제2 활주로를 만드는 것은 공항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고, 비용도 적게 들어서 즉각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사업비 확보와 정부 설득이다. 시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이 포함된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의 효력이 유효한 시기 내 2단계 확장 계획을 못 박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용역에 착수하기로 했다. 내년에 수립되는 국토부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년)에 2단계 확장 계획을 반영시키겠는 목표다.
시는 또 독립적 운영권을 갖춘 별도 운영공사를 설립하고, 에어부산 분리 매각과 신규 투자를 통해 에어부산을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중견항공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