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치명상 막은 와이셔츠, 하마터면 폐기될 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습격범의 흉기에 찔려 치명상을 입을 뻔한 정황을 보여주는 피 묻은 와이셔츠를 경찰이 수사 사흘 만에 경남 진주의 의료용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가짜뉴스를 잠재울 결정적인 증거가 폐기될 뻔한 셈인데,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받아 와이셔츠를 가까스로 수거할 수 있었다.
1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한 결과, 이 대표 피습 사건 수사 초기 부산경찰청은 이 대표 피습 당시 동영상, 목격자 진술 등을 분석했으나 김 씨 흉기가 어떻게 이 대표에게 피해를 줬는지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대표가 입었던 옷 등을 찾아 나선 경찰은 이 대표가 응급 처치를 받은 부산대병원과 민주당 측에 문의했지만, 피습 후 긴박한 상황에서 누구도 셔츠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이 대표 와이셔츠가 병원에서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경남 진주의 한 의료폐기물 소각업체로 옮겨진 사실을 4일 확인했다. 경찰이 이 업체에 도착했을 때 와이셔츠는 이미 의료용 쓰레기봉투 안에 담겨 폐기되기 직전이었다. 의료폐기물은 밀봉한 상태에서 최대한 빨리 폐기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이 직전에 이를 막아 폐기는 면했지만 업체 측이 수거는 힘들다며 난색을 보였다. 관련법상 의료용 폐기물은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경찰은 지난 5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진복과 장비를 착용하고서야 와이셔츠를 가까스로 수거할 수 있었다.
이 대표의 혈흔이 묻은 것으로 확인된 와이셔츠에는 피습 당시 아찔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경찰이 와이셔츠를 분석한 결과 김씨가 찌른 흉기 끝이 와이셔츠 목 옷깃 바깥쪽에 길이 1.5cm, 안쪽에 길이 1.2cm 구멍을 내고 관통한 뒤 이 대표 목에 깊이 2cm 가량 자상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이 대표의 내경정맥 9mm가 손상됐다.
경찰은 10일 수사결과 발표 때 이 사실을 공개하며 "흉기가 와이셔츠를 통과하지 않고 곧바로 신체부위에 들어갔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김현우 기자 yourfoot@busan.com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