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고공행진에 '설 과일선물' 가격급등..유통업계 대체재 찾기 고심
사과·배 작황 악화..최대 60% 가격 올라
업계 물량확보, 대체 선물세트로 가격안정
샤인머스캣·한라봉·견과류 등 눈길
지난해 기후변화와 병충해 등의 이유로 작황이 악화된 사과와 배 가격이 급등하자,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 선물세트 가격도 오르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일세트는 지난해보다 평균 20~30% 가량 올랐고, 최대 60%나 오른 상품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상대적으로 가격과 물량 수급이 안정적인 샤인머스캣 등을 혼합한 과일세트를 내놓고 비슷한 가격대의 대체 선물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의 10일 기준 소매가격을 보면 사과(후지·10개)는 2만 9000원, 배(신고·10개)는 3만 3000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29.4%와 26.9% 올랐다.
사과와 배 가격이 이렇게 뛴 것은 작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30.3%, 26.8% 줄었기 때문이다. 과일 꽃이 피는 작년 봄에는 냉해와 우박 피해를 봤고,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 폭염 피해에 병충해까지 돌았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과일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사과·배의 경우 현재와 같은 수급 불안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그동안 산지 다변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선물 세트로 쓸 사과·배 물량을 상당수 확보한 상태다. 또 사과와 배를 대체할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물세트 기획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과일 세트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샤인머스캣 중심의 단품 구색을 강화하고 샤인머스캣을 비롯한 다른 과일과 혼합한 세트 구성을 확대했다. 이에 함께 세지멜론, 애플망고, 키위, 딸기 등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홈플러스는 사과세트(8개)와 배세트(6개)를 각각 약 4만 원에, 사과 4개·배 3개·레드향 4개를 혼합한 세트를 약 5만 5000원에 각각 내놨다.
이마트의 경우 명절 인기 선물 세트인 한우·건견과 세트 가격을 인하하고 가성비 세트를 늘려 수요를 분산시켰다. 피코크 혼합 한우 1호 세트는 지난해 설 대비 가격을 9% 내렸고, 구운 아몬드·캐슈너트·호두로 구성한 고소한 견과 3종도 6%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작황이 안정적인 한라봉과 천혜향, 샤인머스캣 등을 위주로 청과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5∼18개짜리 레드·천혜향 세트를 9개로 맞춘 10만 원 미만 세트도 내놓았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