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대, 실무자 중심 소규모로 효율성 높인다
‘닭장차’대신 중형승합차로 대체
8명 안팎 팀 꾸려 기동성도 높여
경찰이 이르면 이달 말 기동대 조직을 개편한다. 소규모 팀 중심으로 바꾸고, 이른바 ‘닭장차’라 불린 기동대 버스는 중형 승합차로 대체한다. 중간 관리자급인 경위·경감도 일선에 실무자로 투입한다.
14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집회·시위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관 기동대 조직 개선에 나선다. 늦어도 상반기 인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경찰청 차원에서 기동대 운영 전략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이번 기동대 조직 개선은 경찰 기동대를 부대가 아닌 소규모 팀 단위로 재편해 효율화를 높이는 게 핵심이다. 현재 기동대는 28~30인승 경찰 버스 1대에 20~30명 규모인 ‘제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경찰은 제대 단위에서 8명 안팎 팀으로 바꾸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
제대를 지휘하던 제대장 직위는 없어진다. 팀장은 경감급에서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집회나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선임 팀장이 제대를 지휘한다. 중간 관리자는 줄이고 실무자는 늘리는 방향이다. 현 체계에서는 경감이 제대장, 경위가 팀장을 맡았다.
부산경찰청 기동대는 경찰관 782명이 버스 28대를 활용하는 구조였다. 1개 기동대, 3개 제대(제대당 24~26명), 12개 팀(팀당 6명)으로 나뉜 상태였다. 개편안은 1개 기동대, 3개 제대, 9개 팀(팀당 8~9명)으로 제대 단위는 유지하면서 팀은 1개 증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경찰은 조직 개편에 따라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체계는 경감이나 경위급 중간 관리자가 많아 휴가자나 결원이 생기면 실질적으로 근무하는 기동대 팀 인원이 3~4명에 불과할 때도 있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 전체 경찰관 중 경감 비율은 2019년 8.6%에서 이달 기준 23.2%로 증가했다. 중간 관리자인 경감까지 일선 실무자로 뛰게 되면 경력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동대 이동 수단도 버스에서 중형 승합차로 바뀐다. 중형 승합차는 기동대 한 팀인 8~9명이 탑승하고, 경찰 장비를 실을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된다. 중형 승합차는 기동대 규모가 작은 지역부터 경찰청에서 순차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부산경찰청은 올해 중형 승합차가 부산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이후 재난 상황이나 혼잡한 행사 안전 관리에 기동대 투입이 많아졌다”며 “팀 단위로 움직이면 과거 진압 분위기가 강했던 기동대가 시민 친화적으로 다가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규모 집회나 시위가 발생하면 현장 곳곳에 팀별로 흩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