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성적 고3까지 가더라’는 속설 따져 보니 진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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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사 고교생 12만 명 분석 결과
65% 이상이 고1·고3 동일 등급대
내신 2등급 이상 상승 1%도 안 돼
중학교 때 공부 습관 자리잡는 듯

입시 전문 업체 진학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1 1학기 내신 성적등급이 고3 1학기까지 이어지는 학생이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의 한 여고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입시 전문 업체 진학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1 1학기 내신 성적등급이 고3 1학기까지 이어지는 학생이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의 한 여고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전국 고등학생 중 상당수가 자신의 1학년 내신 등급을 고3까지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등급을 2등급 이상 끌어올린 학생은 10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교육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내신 성적을 끌어올리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시절 공부 습관에서 탈피해 자신만의 공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입시 전문업체 진학사는 최근 2년간 전국 고등학생 12만 5000여 명의 내신 성적 변화를 분석한 자료를 16일 공개했다. 조사 대상 고등학생 중 65.1%는 고1 1학기에 받은 성적과 고1~고3 1학기까지 5학기 평균 내신 성적이 동일한 등급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1 첫 학기 성적이 5학기 평균 성적을 비교해 △동일한 등급대 65.1% △1개 등급 상승 20.4% △1개 등급 하락 1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학생 중 2개 등급 이상 오른 학생의 비율은 0.6%뿐이었다. 특히 내신 5등급대에서 1등급대에 오른 학생은 5등급 학생 중 0.1%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1 1학기 내신 성적을 고3 1학기까지 유지한 학생의 비율은 상위권 학생일수록 높았다. 고1 1학기에 내신 1등급대를 기록한 학생 중 78.5%는 3학년 1학기까지 1등급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학년 1학기에 1등급 초반 최상위권을 받은 학생 중 고3 1학기까지 1등급을 유지한 비율은 95%에 달했다. 1등급 후반에서 2등급 초반 성적을 받은 학생 중 96%가량도 고3 1학기까지 1~2등급대의 종합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별로는 △2등급 69.3% △3등급 65.2% △4등급 60.6% △5등급 56.4%로 점차 성적 유지 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진학사 측은 “고교 입학 전에 형성된 공부 습관과 방법이 고교 진학 후에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학생이 중학생 시절 공부 습관을 고교에서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아 성적에 유의미한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교 내신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공부량을 늘리는 한편 순수한 자기 공부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에게 익숙한 공부 방법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맞는지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영근 J교육연구소 대표는 “고교에 올라가면 중3 때보다 공부해야 할 절대량이 많아지는 데다 난도도 높아지는 만큼 기존의 공부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고교 첫 시험 전후에 자신의 공부 습관과 공부량을 냉철하게 분석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지, 수업 시간에는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공부는 하고 있지만, 확실히 내 것으로 소화했다는 판단이 들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자신의 공부 습관을 모니터링해서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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