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무사고 택시기사, 간 기증으로 한 생명 구하고 떠났다
70대 김인태 씨 뇌사 장기 기증
뇌사 상태에 빠졌던 70대 택시기사가 장기기증으로 한 생명을 구하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6일 동아대학교병원에서 김인태(72)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3일 자택에서 목욕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김 씨가 평소 생명 나눔에 관심이 있었고, 장기 기증을 통해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에 기증을 결심했다. 특히 김 씨의 아내는 친오빠가 말을 못 하는 장애가 있어 아프고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늘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왔다고 한다. 가족의 기증 동의로 김 씨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을 기증해 1명의 생명을 살렸다.
경남 산청군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씨는 야구용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20여 년 근무하다가, 택시 기사로 30년 넘게 무사고 운전을 했다. 김 씨는 지난해 9월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돼 10월부터 복막투석관 삽입 수술을 하고 투석을 받기 시작했다.
김 씨의 아내 최순남 씨는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몸으로 아프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지내요. 우리 걱정하지 말고, 함께했던 시간 고마웠고 감사했어요”라고 마음의 편지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준 기증자 김인태 님은 한 가족의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이식 수혜자도 한 가족의 아들이자 아버지일 것이다. 생명나눔은 사랑이자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