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대비 후속조치 급물살… 에어부산 어디로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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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미주노선 확대… 대한항공 일부 미주노선 맡을 듯
티웨이, 대한항공 유럽노선 물려받을 듯… 화물은 LCC 4곳 ‘눈독’
부산시민단체, 통합LCC 착수 전 에어부산 분리매각 촉구 기자회견

에어부산 A321neo 항공기. 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 A321neo 항공기. 에어부산 제공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 방침을 내리면서 EC의 조건 이행은 물론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한항공의 LCC 통합 절차도 덩달아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5월 17일부터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 주 4회 정기편을 운항하는 등 미주노선을 확대하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노선은 2022년 10월 로스앤젤레스(LA), 지난해 5월 뉴욕, 지난해 12월 호놀룰루에 이은 에어프레미아의 네 번째 미국 노선이다.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의 이 같은 광폭 행보는 대한항공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있을 미국 경쟁당국 승인에 대비해 ‘양사 결합에 따른 노선 독점 우려 해소’ 방안으로 에어프레미아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에 미주노선 일부를 넘기고 조종사 등을 파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앞서 EC 측의 유럽 노선 4개 반납과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조건을 받아들이고 이관할 국내 LCC를 물색해왔다. 대한항공의 유럽 노선을 물려받을 것으로 알려진 티웨이항공은 2022년 중장거리용 항공기인 A330-300 3대를 도입한 데 이어 오는 6월 유럽 노선 취항을 앞두고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서 근무할 현지 직원 채용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사업과 관련해서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이 인수 의향서(LOI)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도 조만간 진척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LCC들이 양대 국적항공사 합병으로 덩치를 키울 기회를 잡은 가운데 대한항공의 LCC 통합 절차도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지역 거점 유일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요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두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무산된 터라 에어부산이 진에어 중심의 통합 LCC로 흡수되면 가덕신공항 건설로 지역 거점 항공사가 절실한 부산이 입을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한 지역 경제계 인사는 “가덕신공항이 국제공항으로서 제기능을 하기 위해선 독립된 거점 항공사가 필요하다”며 “조건부이긴 하지만 승인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에 에어부산 분리매각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 또한 거세지고 있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부산 시민단체 10여 곳은 오는 24일 부산시의회에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의 결단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 가덕신공항 관련 후속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 이지후 이사장은 “티웨이 등 다른 LCC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 결합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데 에어부산은 모회사의 기업결합으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은이 하루빨리 에어부산 분리매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부산시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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