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애광학교 “체육과 임시교실 구축 중단…원점 재검토”
학부모 학생 인권·학습권 침해 우려
도교육청 ‘특별 전담 기구’ 구성키로
속보=경남 거제애광학교가 학사공사를 진행하는 2024년 1학기 동안 체육관에 임시 교실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계획(1월 18일 자 11면 보도)을 잠정 보류했다.
애광학교는 최근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교 본관동 내진보강 공사와 관련한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체육관 내 임시교실 구축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남도교육청 차원의 ‘특별 전담 조직’(TF)을 구성해 파생되는 여러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TF에는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과 학부모회 임원 중 3명 그리고 학교장, 행정실장이 참여한다.
학교 측은 “활동 내용, 시기, 방법 등에 대해선 도교육청으로부터 통보되는 대로 신속히 안내하겠다”면서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의견 제시를 당부했다.
사립 특수학교인 거재애광학교는 지역에서 유일한 중증장애인 교육시설이다. 1979년 설립돼 1992년 지금 학사를 신축했다. 현재 유치원, 초·중·고, 전공과를 합쳐 157명이 재학 중이다.
올해 상반기 22억 원을 들여 본관동 내진보강 공사와 스프링클러 설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120명 이상이 교실을 비워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수업 일수는 3월 4일 개학부터 6월 28일 여름방학까지 80일이다.
학교 측은 외부 대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지만 여의찮았고, 결국 체육관을 임시 학사로 활용하기로 했다. 실내에 칸막이를 설치해 임시교실 22곳과 본관동 외 교실 4곳, 치료지원실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토대로 설계를 마치고 시공사도 선정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학생 인권과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했다. 학부모회는 “교사까지 합치면 200명 가까운 인원이다. 안 그래도 주변 환경에 민감한 아이들을 좁은 공간에서 몰아넣으면 안전이나 소음 부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원만한 수업을 기대할 수 있겠냐”고 짚었다.
분노한 학부모들은 학교 측이 마련한 설명회에서 ‘결사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별도 대안을 마련하자”고 했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으로 활동 중인 정수만 도의원도 “교육 당국이 학부모들과 소통이 미흡했다. 확신이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