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팀 전술보다 선수 능력에 의지…‘약점 노출’ 클린스만호, 대비책 찾아야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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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등 주축 선수 부진에
요르단과 2차전 2-2 무승부
전문가들 “팀 전술 부재” 지적
‘공격 다양화’ 전략 마련해야
25일 ‘김판곤호’ 말레이 상대

한국 축구 대표팀 이강인이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이강인이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이강인이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상대의 거친 파울에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이강인이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상대의 거친 파울에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대회 초반이지만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클린스만호가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인 요르단에 힘겹게 비기자 우려의 시선이 인다. 손흥민(토트넘)·이강인(파리 생제르망)·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 빅리거들이 포진돼 역대급 전력이란 평가 이면에, 전술·조직력보다 선수 개인 능력에 의존해온 약점이 이날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에 2-2로 비겼다. 경기 막판까지 끌려가다 종료 직전 황인범이 자책골을 유도하며 간신히 거둔 무승부였다.

이날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이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전반 37분 박용우(알아인)의 자책골, 전반 추가시간 요르단 야잔 알나이마트의 골에 역전당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가 두 번째 경기부터 삐걱대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부터 이번 대회 1차전까지 A매치 7연승을 이어오던 클린스만호의 부진은 팬들이 보기엔 갑작스럽지만, 전문가들은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주축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연승을 달렸지만, 경기력에 기복에 있을 때를 대비한 팀 차원의 전술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요르단전 직후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선수들 개개인의 몸 상태가 전체적으로 좋지 못했다. 전반적인 컨디션이 저조한 날에는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플레이로 풀어가는 장면이 나왔어야 했는데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한 경기였다”며 “아무리 손흥민과 이강인을 보유한 팀이라도 하던 식으로만 하면 상대가 점점 예측하기 쉬워진다. 공격 방식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문성 해설위원도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가 어떤 것인지 아시안컵 본선에 와서도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좋은 선수들로 어떤 축구·전술·색깔을 보여주고 싶은지가 불분명하다”며 “선수 개인의 경기력이 좋을 땐 그걸로 찍어 눌러왔지만 그렇지 않을 땐 감독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게 보이지 않았다. 토너먼트에서도 이런 위기가 올 텐데, 이 경기를 ‘예방주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클린스만호 공격 전개의 핵심 역할인 이강인이 부진할 때를 대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찬하 위원은 “(한국팀이 압도했던) 지난 경기들과 요르단전의 가장 큰 차이는 이강인의 활약 여부인데, 오늘 몸 상태가 정말 안 좋아 보였다”며 “클린스만호는 모든 걸 개인 능력으로 돌파해왔기 때문에 막히면 어려워질 거란 우려가 있었는데 그게 요르단전이었다. 이강인이라는 고리가 빠져버리니까 다 안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토너먼트에서 일본 등 더 강한 팀을 만날 가능성을 고려하면, 남은 기간 클린스만 감독이 요르단전에서 드러난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우승 가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예상대로 전반전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전반전의 전체적인 경기력은 요르단이 앞섰다. 우리는 일대일 돌파에서도 밀렸고, 선제포 이후 전체적인 템포가 떨어졌다”며 “후반전에 우리가 흐름을 가져왔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선수들은 경기를 뒤집으려고 노력했고, 기회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25일(오후 8시 30분)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조에 속한 한국은 요르단과 1승 1무(승점 4)로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2위를 달리고 있다. 바레인이 1승 1패(승점 3)로 3위, 말레이시아는 2패로 최하위에 처졌다.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이 터지자 황인범(왼쪽)과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이 터지자 황인범(왼쪽)과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전반 9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전반 9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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