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윤슬 유엔 IFAD 컨설턴트 "지방대 출신으로 유엔 기구에 취업한 비결은요"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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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기아 문제 관심 많아
대학 전공으로 '농업' 선택
식량농업기구·세계식량계획
인턴·전문봉사단원으로도 근무
"전문성 쌓고 언어 공부는 기본
정부 프로그램 적극 활용을"

임윤슬 유엔 국제농업개발기금 컨설턴트는 “유엔을 꿈의 무대로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라”고 말했다. 임윤슬 유엔 국제농업개발기금 컨설턴트는 “유엔을 꿈의 무대로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라”고 말했다.

‘지방국립대 출신으로 유엔에 입성,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을 거쳐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에서 근무 중.’

유엔 산하 국제농업개발기금의 이탈리아 로마 본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임윤슬(30) 씨의 이력이다. 임 씨는 최근 ‘2023 대한민국 인재상(대학·일반 부문)’을 받았다. 한국장학재단 주관 대한민국 인재상은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루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사회 발전에 기여한 청년(만 15~34세)을 포상하는 제도다. 본가가 있는 부산에서 잠시 재택근무 중인 임 씨를 만났다.


“한의사였던 아버지가 매년 개발도상국에 의료봉사를 가셨는데 어린 저를 데리고 다니셨어요. 세계 식량 문제와 기아 문제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죠. 그래서 어릴 때부터 꿈꾼 일이 ‘세상의 배고픔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부산 남구 예문여고 출신인 임 씨는 경북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세계 식량 문제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전공으로 농업을 택했다. 국제기구 취업을 염두에 두고부터는 하루에 8시간씩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우리나라 정부의 국제기구 진출 지원 프로그램은 유엔 취업에 좋은 발판이 됐다. 임 씨는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오아시스(OASIS)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식량농업기구 몽골국가사무소 인턴에 합격해 6개월간 근무했다.

“외교부 국제기구 인사센터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서 정보를 접했습니다. 외교부는 매년 국제기구 진출 설명회를 여는데 온라인으로도 들을 수 있어요. 오아시스 프로그램은 당시 부산대에서도 설명회를 했어요. 국제기구 취업을 원한다면 관련 설명회를 열심히 쫓아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임윤슬 씨가 유엔 식량농업기구 본부회의에 참석한 모습. 임윤슬 씨가 유엔 식량농업기구 본부회의에 참석한 모습.

임 씨는 식량농업기구 몽골사무소 인턴 생활이 끝나기 전에 코이카 유엔 파견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식량계획 동티모르 사무소에서 전문봉사단원으로 1년간 일할 기회를 만들었다. “유엔이 공고를 띄우면 전 세계에서 동시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엄청납니다. 정부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좀 더 빠르고 쉬운 경로예요.”

임 씨는 2022년 영국 왕립농업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땄다. “학사 출신으로 유엔의 두 기구에서 일한 것은 사실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유엔 진출을 꿈꾼다면 석사 학위를 받는 게 좋아요. 2022년 10월 국제농업개발기금 컨설턴트 취업 때는 앞선 인턴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컨설턴트는 특정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제도다. 컨설턴트에 지원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며, 능력을 인정받으면 정규직으로 진출이 가능하다.

“현재 지식 경영 컨설턴트로서 아프리카 지역의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어요. 그곳에서 나온 데이터들이나 여러 정보를 출판하고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일을 합니다.”

임 씨는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취업을 꿈꾸는 후배 지방대생에게 조언을 전했다. “관심 분야의 전문성을 쌓는 것은 기본이고 언어 공부도 중요합니다. 저는 ‘Linked In’ 사이트에 가입해서 유엔 진출 한국인과 관련 분야 직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했어요. 온라인 시대에 멘토를 찾는 데 지역의 한계는 없고요, 국제기구 취업에 지방대 출신의 한계도 없습니다.”

글·사진=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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